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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화재 예방대책 시급한 전통시장

  • 승인 2017-08-09 16:05

신문게재 2017-08-10 23면

9일 새벽에 발생한 대전 중앙시장 화재는 계절에 관계없이 화마가 덮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전통시장 화재는 난방기구 등 화기취급이 빈번한 겨울철에 주로 발생했으나 여름철에도 화재는 피해가지 않았다. 새벽에 발생한 불은 목조건물을 타고 13개 점포를 불태웠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이 초기에 불길을 잡아 더 이상 번지지 않은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중앙시장은 점포수만 1433개에 달하는 대전지역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다. 지난 2011년 3월 12일에도 화재가 발생해 12개 점포가 전소됐고, 소방서 추산 4억80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중앙시장 상인회가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달에 한번씩 소방훈련을 실시하고, 전문의용소방대를 구성해 훈련을 하는 등 화재 대비에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으나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화재원인이 밝혀지는대로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2~2016년) 전통시장 화재는 총386건으로 연평균 77건이 발생하고 있다. 2014년을 기점으로 감소세에서 상승세로 반전됐다. 전통시장 화재는 이번 중앙시장 화재처럼 상가 철시 후 주로 심야시간대에 발생했다. 원인은 누전·합선 등 전기적 요인이 48%(184건)에 달하고, 부주의와 기계적 요인·방화 등의 순이다.

전통시장은 노후화된 건물들이 밀집돼 있고 미로식 통로와 가연성 물질이 많아 화재에 취약하다. 소방통로가 좁아 소방차량 진입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기진화에 실패할 경우 대형화재로 번질 위험성이 큰 것이다. 전통시장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화재보험 가입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영세 상인들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1000억원대의 피해를 낸 서문시장 화재 이후 경각심이 높아졌다는 하나 전통시장에서의 화재는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전기배선 점검 등 화재 대비책이 시급하다. 전통시장 관계자 개개인도 화재예방과 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로 전통시장 상인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재 피해로 실의에 빠진 상인들이 조기 복귀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 등이 나서 지원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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