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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헌의 세상읽기] 이완구-안희정 전·현직 충남지사의 행보

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 승인 2017-12-27 10:16
최재헌
한해를 결산하는 12월. 차분함 속에서 새해를 준비해야 하건만, 충남도 주변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이유야 물론, 모두가 짐작할 수 있듯이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성큼성큼 다가온 탓이다. 이번 선거는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 속에서 탄생한 문재인 정부 1년에 대한 평가의 의미가 있다고 하면 너무 교과서적인가. 충남도지사 선거는 특히, 현직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수장의 얼굴이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도지사 출마 후보군들의 행보는 이달 들어 꽤 바빠진 듯하다. 여기에 충남지사와 집권여당 원내대표,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완구 전 총리의 정계복귀 가능성으로 인해, 충남지사 선거를 비롯한 충남지역 전체 지방선거 판도는 예측하기 쉽지 않은 구도가 됐다. 이완구 전 총리와 안희정 지사. 둘 다 여야의 유력한 대선후보이거나 그럴 가능성이 큰 충청의 정치적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너무도 색깔을 달리하는 여야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두 전·현직 지사가 향후 어떤 행보를 펼쳐 나갈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5월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 주자로 나서 아쉬운 2위로 고배를 마셨지만, 전국구 인물로 부각된 안 지사. 그의 거취는 일단 시계제로에서 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불출마 입장으로 가닥을 잡았다. 불확실한 정치적 스탠스로 인해 여러 말들이 많았지만, 결국 안 지사 다운 깔끔한 결론을 내렸다는 평가가 많다. 한걸음 더 나아가, 안 지사의 앞날을 이야기 하며, 당대표 도전을 통한 대권입지 강화, 총리와 장관 입각설, 대북특사 등 여러 가능성들이 회자되고 있다. 무엇이 됐든 현직지사나 국회의원 재보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비워진 그릇에 채워질 양식이다. 어떤 밥상을 차릴지, 누구의 도움을 받아 차려질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지만, 안 지사에게는 상식과 원칙이 관통하는 길이 될 것이다. 당장 욕심을 부릴 필요도 없다. 문제는 주변에 딸린 정치적 ‘식솔’들인데, 잘 헤쳐 나가야 할 관건이다. 권력의 빈틈은 항상 가장 가까운 주변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불사조라고 해야 하나. 정치적 생명이 끝났을 것 같았던 이완구 전 총리의 등장은 혜성 같은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오랜만에 비친 그의 얼굴도 훨씬 좋아 보인다. 족쇄 같았던 건강과 법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풀린 탓일까, 그의 정계복귀를 예단하는 보도들이 줄을 잇는다. 개인적으로는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그럴 수밖에 없을 듯싶지만, 좀처럼 날지 못하는 오른쪽 날개의 한 축이 될 것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결국, 가장 큰 판은 다가온 6월 지방선거인데, 충남지사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직접 등판설도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 전 총리 역시, 여권의 대권주자로 목표설정이 이뤄질 것이 분명해 보이며, 이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충남지역에서는 확실히 두 전·현직 충남지사의 지방선거 대리전 또는 지원전이 예상된다. 안 지사는 현직 자치단체장으로서 선거 지원에 한계가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8년간 쌓아놓은 도정의 바통을 다른 당의 주자에게 넘겨주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여야의 대권주자이자, 충청을 대표하는 인물. 두 전·현직 충남지사와 함께 지방선거를 관전하는 것도 포인트가 될 듯싶다. 덧붙인다면, 충남도청 공무원들의 입장에선 어디로 줄을 서야 하나 고민이 늘 수밖에 없을 것도 같다. 내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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