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투입을 통해 어떻게든 일자리 창출에 물꼬를 트이게 하려는 정부의 고충은 이해한다. 문제는 그 효과와 지속 가능성 여부다. 민간기업이 청년 고용을 늘리면 해당 기업이나 청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정책의 틀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5년간 10조원이 넘는 예산을 청년 실업 대책에 투입했지만 지난해 청년층 실업률은 9.9%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은 청년층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 몰리고 대기업 지원에 쏠리는 현상을 낳고 있다.
창업진흥원의 ‘주요 선진국 창업·벤처 통계 비교 분석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활동기업 당 평균 고용인원은 3.3명으로 조사대상 30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활동기업들이 고용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영세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고용 창출 여력이 없는 데다 청년층의 일자리 눈높이가 맞지 않는 미스매칭 현상은 사상 최악을 보이고 있는 청년실업률의 근본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청년 실업률을 단번에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미국의 통상압박 등 대내외적 여건도 좋지 않다. 일자리를 위해 재정을 무한정 투입할 수는 없다. 재정투입 효과 또한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전체 고용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견·중견기업 고용의 질을 높이는 정책 마련 등 기업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 의욕과 근로 의욕을 고취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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