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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또 연기

이승규 기자

이승규 기자

  • 승인 2018-10-18 16:23

신문게재 2018-10-19 23면

순수 국내 독자기술로 오는 25일 발사예정이었던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시험발사체의 발사가 돌연 연기됐다. 이달 말까지 발사예비일을 잡아놓고 있지만 언제 발사할지는 미지수다. 시험발사체의 발사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애초 지난해 12월 발사예정이었지만 엔진과 연료탱크 문제로 10개월 늦춰 이번에 발사하기로 한 것이다. 2016년 당시 과학계는 "2017년 12월 발사는 기술적인 문제로 무리"라고 지적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2020년 달에 태극기를 휘날리겠다면서 밀어붙이다 발사일정을 결국 10개월 미뤘다.

그런데 발사를 코앞에 두고 또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다름 아닌 점검과정에서 추진체 가압계통의 압력감소 현상 등 중요부품에 대한 상세한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추진체 가압계통은 연료와 산화제를 탱크에서 엔진으로 넣어주는 가압장치로 첫 발사연기에서처럼 엔진과 연료탱크의 기술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것은 아닌지 우려스런 부분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정확한 원인분석을 위해 시험발사체 비행모델을 조립동으로 옮겨 다음 주 초까지 부품점검을 진행한다. 앞서 시험발사체는 발사 성공을 위한 조건을 충족하는 데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엔진 연소시험 91회, 최장 연소 시간 260초, 누적 연소시간 7291.4초를 수행하는 등 종합적인 성능점검을 마쳤다. 그리고 지난 8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시험발사체 인증모델을 기립하고, 9월에는 비행모델을 공개하는 등 최종 훈련을 완료했다.

우리가 시험발사체에 큰 관심을 두는 것은 대한민국이 우주 개발에 필요한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 명실공히 우주 강국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2021년으로 예정된 누리호 발사 성공을 담보하기에 더욱 그렇다. 이번 발사연기가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일' 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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