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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수 감독 20년차 팬과의 특별했던 만남

금상진 기자

금상진 기자

  • 승인 2018-11-13 17:11

신문게재 2018-11-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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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축구팬 아다지마미(39)씨가 고종수 감독을 만나기 위해 대전월드컵 경기장을 찾았다. 고 감독을 만난 마미씨가 고 감독의 기사가 실린 잡지를 소개하며 사인을 받고 있다.
대전시티즌의 2018시즌 마지막 경기가 있었던 11일 오후 대전월드컵 경기장 믹스트존에 중년의 여성이 고종수 감독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을 일본인 열혈 축구팬 아다지마미(39)라 소개한 이 여성은 "21년 전 5월 21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친선경기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고 감독을처음 보게 됐다"며 "당시에는 선수 이름도 모르고 한국팀의 14번 선수로 기억했는데 뛰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 이후로 팬이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미씨는 "고 감독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횟수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며 "감독이 된 이후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만남을 오늘에서야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마미씨는 통역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한국어에 능숙했다. 젊을 때부터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만국 공통어인 축구를 통해 한국을 배우고 한국어까지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마미씨의 손에는 21년 전에 발행됐던 일본 스포츠 잡지 'Sports Graphic Number' 420호가 들려 있었다. 당시 한국대표팀의 기대주로 불렸던 고종수 선수의 이야기를 소개한 기사가 실려 있었는데 무려 3페이지 걸쳐 소개됐다. 마미씨는 "오늘을 위해 당시 잡지를 21년간 보관하고 있었다."며 "오늘 고 감독의 친필 사인을 받아 평생토록 보관하겠다"고 말했다.

마미씨의 소원대로 미디어 인터뷰를 마친 고 감독과의 짧은 만남이 있었다. 고 감독은 마미씨가 소개하는 21년 전 기사를 유심히 살피며 감회에 젖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나를 보기 위해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오랜만에 일본어로 된 내 기사를 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기사 내용 중에는 선배 고정운과 운동장을 달리는 사진이 실려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대전이 상대했던 안양FC의 감독이 고정운 감독이었다.

10분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마미씨는 "비행기를 타고 대전까지 찾아온 것이 전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고종수 감독에게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며 "이달 말 펼쳐지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 1부 리그 진출까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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