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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수기] 아름다운 추억, 제주도의 푸른 밤

키르기스스탄 결혼이주여성 카스모바 굴나즈

박태구 기자

박태구 기자

  • 승인 2018-11-28 15:09

신문게재 2018-11-29 11면

제주도 여행 수기 (카스모바 굴나즈)
키르기스스탄 결혼이민자 카스모바 굴나즈 가족.
"아싸! 제주도로 출발!"이라는 마음으로 친정 어머니, 세 명의 아이들, 언니와 함께 제주도를 향해 출발했다.

제주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 거기에다가 아이들과 어머니까지 모시고 가서 긴장하되면서 무서웠다. 아이들에게 무서운 모습을 들키면 아이들도 무서울까봐 애써 마음을 감췄다. 청주공항에서 출발하고 한 시간도 안 걸려서 제주시에 도착했다.

공항 밖에서 처음으로 보고 신기했던 것은 야자수였다. 야자수가 정말 아름답고 한국이 아닌 또 다른 외국에 왔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연신 사진을 찍으면서 서귀포시에 있는 숙소로 출발했다. 밖이 어두워 숙소로 가는 길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모두 다 새로운 것이고, 다른 나라로 여행 온 느낌이 와서 잠도 안 오고 들떴다. 빨리 아침이 되서 제주를 마음껏 구경하고 싶었다.



아침에 숙소에서 일어나자 제일 먼저 바다 소리가 들렸다. 바다 소리를 들으며 눈 감고 잠시 가만히 있으니, 정말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제주도에서의 첫 날, 제주 귤 체험을 하러 갔다. 한 그루의 귤나무에 매달린 많은 귤을 보고 신기했다. 아이들이 귤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직접 딸 수 있어서 즐겁게 체험을 했다.

제주도에 있는 일분일초가 아쉬워 바로 제주도에 오기 전 미리 알아 본 에코랜드에 갔다. 가서 기차 여행도 하고, 신기하고 아름다운 경치에서 사진을 찍으며 뛰어 놀았다. 운전하면서 한라산이 보였는데,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더 아름답고 높아 보였다. 또 아이들과 같이 돌고래 쇼도 구경했다. 돌고래를 구경하고, 근처에 있는 해수욕장에서도 뛰어 놀았다. 해수욕장은 바다 속이 다 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해서 키르기스스탄 고향에 있는 이식쿨 호수가 생각났다. 고향 생각도 나고, 들어가서 마음껏 수영을 하고 싶었는데, 날씨가 추워서 들어가지 못했다. 따뜻할 때 또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제주에서의 시간은 금새 지나갔다.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지금껏 가봤던 곳 중에서 제일 아름답고 너무나 따뜻한 마음이 있었던 제주도! 꼭 다시 갈 것이다.

카스모바 굴나즈(키르기스스탄)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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