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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그곳] 김소현-장동윤의 녹두전 그곳 '평창 동막골세트장'

박솔이 기자

박솔이 기자

  • 승인 2019-10-02 11:00

 

포스터
KBS 월화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KBS 제공

 

때는 고종 31년이었던 1894년 어느 날. 한 동학교도가 반봉건, 반외세를 외치며 농민운동을 일으켰다. 그는 교주들의 탄압, 처형에 대해 더이상 묵시할 수 없었고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교도들과 함께 궐기를 일으켰다. 그는 오늘날 근현대사 교과서에서 '녹두장군'으로 수록돼 불리고 있으며 본명은 전봉준이라했다.

 

 

여기 똑같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다른 운명을 사는 이가 있었으니, 그 이름도 전녹두라했다. 그의 꿈은 조선 최고의 장군이 되는 것. 현실은 과부 행세를 하는 여장남자에 불과했다. 

 

KBS 월화드라마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조선로코-녹두전'의 주인공 얘기다. 작은 섬에서 나고 자란 그는 넓은 세상에서 우러러보는 인물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꿈에 한발짝 나서기도 전 괴한에 습격을 받고 뭍으로 간신히 피한 그가 발을 디딘 곳은 다름 아닌 과부촌. 당장은 피할 곳도 없다. 사면초가 그의 앞에 나타난 동아줄이 있었으니 과부촌 옆 기방에 살고 있는 예비 기생이었다. 

 

스토리는 두 사람의 좌충우돌 사건들과 로맨스를 그린다. 청순한 이미지로 리틀 손예진이라 불리는 배우 김소현과 여배우라 해도 믿어 의심치 않는 비주얼의 주인공 전녹두 역을 맡은 장동윤이 합을 맞춘다. 

 

 

여장
KBS 월화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KBS 제공

 

'녹두장군' '전녹두' 이름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일치하는 것을 찾을 수 없지만 이 드라마의 원작은 웹툰이다. 2014년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작가 혜진양의 녹두전을 메이킹했다. 원작의 스토리는 5살 아이에 장가를 가기 싫었던 전녹두가 과부촌에 위장잠입(?)을 한 사내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드라마에서는 어떤 스토리로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촬영인만큼 카메라의 담겨질 배경 또한 눈길을 끈다. 조선로코-녹두전의 촬영지의 한 곳으로 영화 '웰컴투 동막골' 세트장이 선택됐다.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율치리에 위치한 세트장은 '조선로코-녹두전' 뿐만이 아니라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무대로 쓰였다. 

 

 

동막골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에 위치한 영화 '웰컴투 동막골' 촬영장/네이버 영화 제공

 

처마 끝에 애처롭게 달린 볏집을 이고 있는 낡은 초가집과 돌로 쌓아만든 마당벽, 오랜 장 냄새가 날 것 같은 장독들까지. 옛 풍경을 그대로 재연했다. 지난 2005년 개봉했던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세트장은 아직까지 그 자리에 남아 순수했던 시골 청년들과 군인들의 작은 헤프닝이 그대로 일 것만 같다. 촬영에 쓰였던 오두막, 헬기, 초가집, 곧 쓰러질 것 같은 작은 처소 등이 그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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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한 장면. 세트장에 발을 디딘 순간 하얀 팝콘 같은 꽃비가 내릴 것만 같다. /네이버 영화 제공

 

정도전과 이방원의 이야기를 그렸던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주지훈 주연의 조선판 좀비물 '킹덤' 등 수많은 영화, 드마라의 무대가 되어준 곳. 지금도 작품들을 잊지 못하는 관객들이 이 곳으로 발걸음 하고 있다. 세트장을 돌아볼 때 동막골의 소녀 '여일(강혜정 역)'처럼 수수한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 거닐어 본다면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조선로코-녹두전'에서도 촬영장을 배경으로 어떤 전개가 이뤄질지 기대가 되는 가운데 웰컴투 동막골은 14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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