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 오전 대덕구의회 앞에서 업무추진비 훈령 위반 사례를 발표하고 있는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
당장 업무추진비 훈령 위반사례로 지목당한 서구의회가 "적법하게 집행하고 있다"며 반박했고 다른 지방의회와 일부 의원들도 참여연대의 자택 근처 기준이 주관적이란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다. 대전참여연대는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투명화와 정상화를 위한 과정"이라며 추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대전 서구의회는 2월 21일 반박 자료를 내고 "대전참여연대가 제기한 자택 근처 업무추진비 의심 사례가 곧바로 훈령에 위배하는 사례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선 20일 대전참여연대는 대전시의회와 5개 자치구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대전시의회 3건을 비롯해 대덕구의회 40건, 유성구의회 38건, 서구의회 31건, 동구의회 16건, 중구의회 11건 등이 '지방자치단체 회계 관리에 관한 훈령' 위반사례로 의심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서구의회는 참여연대가 주장한 의심 사례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서구의회는 "해당 업체는 주류 판매를 주목적으로 하는 업종이 아니고 영업신고증에도 영업 종류가 식품 접객업, 영업 형태 역시 일반음식점으로 적시됐다"며 "도마큰시장 홈페이지 소개를 보면 녹두 삼계탕, 김치찌개 등 일반적인 식사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택 근처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해서도 "훈령에 따르면 자택 근처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을 뿐 구체적인 제한 거리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참여연대의 의심 사례가 곧바로 훈령에 위배되는 사례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방의회와 일부 의원들도 공개적인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가장 문제로 삼는 부분은 자택 근처 기준이다. 서구의회 반박 자료대로 훈령이 구체적인 거리를 규정하지 않았음에도 대전참여연대가 500m~2㎞까지 주관적으로 적용해 의심 사례로 발표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나 지역구 주민들과의 소통과 어려움 해결 차원에서도 자택 인근 업무추진비 사용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모 지방의원은 "단순히 집 근처에서 업무추진비를 썼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어려운 지역경제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효과도 있고 지역구 주민들과 소통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참여연대 주장대로라면 우리가 어느 식당을 이용하고 어디서 주민들을 만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순수성을 의심하고 있다. 참여연대 조사 기간이 2022년 7월부터 6개월로, 지방권력이 대거 교체된 뒤 불과 6개월밖에 되지 않은 9대 의회만 조사했다는 사실이 의심을 낳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일색이던 8대 의회 때 하지 않은 업무추진비 조사를 9대 의회 들어 시작했는지 의심스럽다는 얘기다.
대전참여연대는 업무추진비 투명화와 정상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한다. 자택 근처 업무추진비 사용은 일종의 지역구 관리로서 지방의원 본연의 업무인 집행부 견제·감시와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대전참여연대 관계자는 "업무추진비는 시정이나 구정을 견제·감시하는 의정활동에 쓰여야 하는 돈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용 정보도 단순 간담회 정도만 공개해 정확한 목적과 용도를 알 수가 없고 업무추진비 조사는 2010년부터 정보공개청구 등 자체적으로 진행해왔다. 이번 발표는 업무추진비가 투명하게 쓰이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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