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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향청년 '유턴'하는 '희망이음' 돼야

  • 승인 2023-10-15 16:17

신문게재 2023-10-16 19면

청년들의 탈(脫)고향 행렬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인구 순유출이 가장 많은 20대 청년의 수도권행은 지역소멸까지 부채질한다. 이를 막을 대안 중 하나가 지역 우수기업 현장 탐방과 취업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희망이음 프로젝트다. 출향청년의 지역 유턴에 사업 초점을 맞춘 것은 잘한 일이다. '청년귀환' 성과가 얼마나 가시적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의 운영 기조를 지방자치단체 주도, 출향청년 대상, 초광역권 등으로 전환한 것은 바람직하다. 지역을 떠나는 청년은 지역 실상을 비교적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프로그램 추진과 지역 이주 정보 제공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의 삶이 수도권 못지않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일자리를 이유로 떠난 청년의 지역 이주를 돕는 데 도움 주는 것, 정착할 계기와 귀향을 결심할 근거를 마련하는 촉매는 결국 일자리와 주거다.



실적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출향청년의 유턴 활성화 측면에서는 희망이음 프로젝트 홍보가 다소 덜된 측면도 없지 않다. 2021년 기준 세종, 울산 등의 저조한 실적이 그 때문만은 아니다. 국정감사 자료로는 1개 기업, 청년 1명이 전부인 지역도 있다. 청년과 기업 참여 의지를 높이는 방안이 아쉽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제 유턴에는 '만원 주택 사업'과 같은 청년층 맞춤형 주거정책도 필요하다.

국정감사 자료의 기준이 된 2021년에만 수도권으로 취업 적령 인구 7만 명이 유입됐다. 수도권에 사는 출향청년 상당수는 귀향 의사를 갖는다. 조사를 해보면 44%로 나온 경우도 있다. 회사 소개와 취업 정보의 일회적인 제공만으로 실제 귀향에 도움이 될 수 없다. 'U턴'은 바로 '지역 기업 취업'을 의미한다. 수도권에서 경험을 쌓은 청년들이 지역 일자리를 찾으면 우수한 인력 확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것이다. 애초에 지역 청년이 지역에 머무르게 하는 노력이 물론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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