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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공개합니다

<삶이 있는 아침>

최충식 논설위원

최충식 논설위원

  • 승인 2006-10-14 00:00
사람
▲ 프로권투 박상호 챔피언의 선물
▲ 프로권투 박상호 챔피언의 선물
들은 선물에 의미 부여하기를 좋아합니다.
'껌 선물은 오래 사귀고 싶다', 대개 이런 식이지요.
저는 넥타이 선물을 유독 많이 받았는데
이게 좀더 이끌어달라는 뜻이었군요.
만년필은 당신의 성공을 빈다는 뜻이고…….
평소 저는 사탕을 잘 넣고 다니는데
당신을 좋아한다는 뜻도 되니
함부로 줘서는 안 되겠군요.
아니, 되도록 많이 나눠줘야겠어요.
인형은 안아달라는 뜻이고
장갑은 좀더 진실해 달라는 응석 섞인 선물입니다.
해서는 안 되는 선물이 있습니다.
목도리는 당신과 이별할 것 같다는 암시이고
구두 선물은 '내게서 도망가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또 너무 엄청난 선물은 뇌물이 될 수 있어요.
얼마 전 힐튼호텔 창업주의 고손녀인 니키 힐튼이
생일선물로 3억 원짜리 시계를 받았는데
그 유명한 언니 패리스 힐튼도 똑같은 걸로 받았다고 해요.
시계는 만남을 소중히 하라는 의미라는데 말입니다.
엊그제 한글날, 저도 손목시계 선물을 받았답니다.
작가 김우영이 《우리말 나들이》 출간을 기념하여
원고료 대신 주는 것이라니 틀린 말은 아니군요.
실은 그의 책표지 글을 제가 썼거든요.
그보다 만남을 소중히 하라는 거겠지요.
이 기회에 아끼는 물건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대로
헤드기어(headgear), 머리 보호대인데
권투선수 박상호가 선물한 것입니다.
그는 왕년 프로권투 동양·태평양 챔피언이자
저의 생애 최초로 권투를 가르쳐준 사부였습니다.
과연 이 헤드기어엔 무슨 뜻이 담겼을까요?
싸울 땐 싸우더라도 씩씩하게 살아라?
맞더라도 안전하게 맞아라?
절대 맞고 살지 말아라?
철지난 생각일지 모르나
어느 의미든 제겐 소중한 선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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