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일반 회사에 들어가면 봉급이 압류되기 때문에 택시기사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 어느 때 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또 다른 택시운전자 황 모(37)씨도 신용불량자다. 생산직 일을 했던 그는 카드 빚 5000만원을 돌려막다 신용불량자가 됐다. 자장면 집, 치킨 집 배달을 하다 결국 택시운전을 택했다. 황 씨는“몇달 째 스페어(예비기사)로 일하고 있지만 압류당할 걱정이 없어 마음만은 편하다”고 택시기사로 일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택시기사인 조 모(35)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사행성 게임에 손을 댔다가 신용불량자가 된 그는 이후 음식점이나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돈벌이에 나서 본 적이 없다.
고졸학력인 그는 이력서를 수십 곳에 내봤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점점 무기력증에 빠진 조씨는 신용회복위원회 교육과정에서 알게된 친구의 권유로 택시회사에 이력서를 냈다.
최근 택시업계에 문을 두드리는 신용불량자들이 늘고 있다. 대전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역 내 76곳의 법인 소속 가운데 회사당 1∼3명 정도가 신용불량자들로 회사에 일정금액을 입금한 뒤 남는 현금을 모두 가져갈 수 있는 무급제 예비기사로 근무 중이다.
무급제는 운수사업법상으로는 불법이지만 신용불량자의 경우 150만원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압류나 강제집행을 당하기 때문에 월급없이 입금금액을 제외한 현금을 만질 수 있는 이 제도를 택하고 있다.
대전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관련 업계 관계자는 “취업 가능여부를 묻는 신불자들의 문의 전화가 한 달 평균 수십건씩 온다”며 “그나마 이 것도 신용불량자 구제나 신용회복 제도가 없었던 불과 몇 년 전에 비하면 대폭 줄어 든 것”이라고 현재의 분위기를 전했다.
택시회사 한 관계자는 “기사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신불자가 무급제로 일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면 어쩔 수 없이 일을 주고 있다”며 “정직원이 되면 기본급 70여 만 원에, 입금하고 남은 부수입을 합쳐 150만 원이 넘기 때문에 전액관리제가 아닌 이 제도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지난 한해 신용회복위원회 대전·충남지부에 신용회복을 신청한 지원자는 대전 2817명, 충남 2596명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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