關關雎鳩(관관저구) 끼룩끼룩 우는 물새여. 在河之洲(재하지주) 하수의 모래섬에 있구나.
窈窕淑女(요조숙녀) 요조숙녀여. 君子好逑(군자호구)로다 군자의 좋은 짝이로다.
선남(善男)과 선녀(善女)가 만나니 무슨 흉허물이 있겠는가? 좋은 배필, 덕(德)있는 사람의 만남은 세상에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니, 그저 구해서 만나면 즐겁기만 하고, 만나지 못하면 밤 자리를 뒤척이며 그리워하는 것이다.
『주역』에서 천지(天地)가 사귀는 것을 괘명(卦名)으로 태(泰)라 했다. 태(泰)는 ‘사귈 태(泰)’자이니 ‘천지교태(天地交泰)’의 뜻이다. 남녀가 사귀는 것을 괘명(卦名)으로 함(咸)이라 했다. 함(咸)은 ‘느낄 함(咸)’자이니 ‘산택통기(山澤通氣)’의 상이다. 즉 산은 소남(少男)이고 못은 소녀(少女)인데 소녀와 소남이 서로 기운을 통하는 뜻이다.
천지가 사귀든 남녀가 정을 통하든 태괘(泰卦)와 함괘(咸卦)는 상(象)만 다를 뿐이지 의미는 같다. 서울 경복궁에 인군이 드는 처소를 교태전(交泰殿)이라 함이 바로 이 뜻이고, 덕수궁에 있는 함령전(咸寧殿)이 바로 이 뜻이다. 이처럼 남녀가 서로 만나고 사귀는 데는 ‘느낌(感)’이 중요하다. 다만 ‘느낌’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
이 느낌은 바른 마음으로서 느끼라는 것이지 단지 감각이나 선입견으로서의 느낌은 금물이다. 함괘에서는 이 뜻을 ‘바르게 함이 이롭다(利貞)’고 표현하고 있는데 ‘정(貞)’자의 뜻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정(貞)의 훈(訓)은 ‘곧다’는 뜻이니 ‘거짓 없는 마음’ ‘사심 없는 마음’을 가리킨다.
즉 정직(正直)의 뜻으로, ‘바르게 함[貞]’이란 마음속에 깃든 사심(私心)을 깨끗이 없애라는 뜻이다. ‘느낌[感]’이란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뜻이니 정직(正直)의 전제 위에서 느껴야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고서는 진정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주역』에서는 ‘느낀다’는 의미를 ‘감(感)’자에 마음심(心)자를 뺀 함(咸)자를 사용하고 있다. 무심(無心)으로 느끼라는 것이다.
무심은 즉 무욕(無慾)의 뜻이다. 함괘(咸卦) 상전(象傳)에 ‘허(虛)로 수인(受人)하라’는 말이 바로 이 뜻인데, 허(虛)는 마음을 깨끗이 비우라는 뜻이고, 수인(受人)은 남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릇도 비워져야만 물건을 담을 수 있듯이 마음도 비워야만 남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말하기를, ‘천지가 있은 연후에 만물이 있고 만물이 있은 연후에 남녀가 있고 남녀가 있은 연후에 부부가 있다’했다. 그러면서도 문장 끝에 ‘예의(禮義)를 둘 바 있다’했다.
생각건대 일생(一生)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결혼이기에 남녀의 만남을 지극히 조심했고, 예(禮)로써 첫 만남을 이루려 하였다. 모든 일에는 시종(始終)이 있는 법, 마침도 중요하지만 시작도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 제대로 바로 잡을 수 있겠는가? 예(禮)를 갖추려는 것은 만남을 바르게 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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