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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피부에도 착 붙는 '마이크로 바늘'

하버드 의대 양승윤 박사팀, 기생충 모방 의료 접착기술 개발

권은남 기자

권은남 기자

  • 승인 2013-04-22 14:04

신문게재 2013-04-23 13면

▲ 마이크로바늘 패치(위)와 이를 움직임이 큰 손목에 부착한 사진(아래). 100번 이상의 움직임에도 강한 접착력을 보인다.
▲ 마이크로바늘 패치(위)와 이를 움직임이 큰 손목에 부착한 사진(아래). 100번 이상의 움직임에도 강한 접착력을 보인다.
재미 한인 과학자가 피묻은 피부나 점막 조직에 부착할 수 있는 의료용 조직접착기술을 개발해냈다.

기생충의 부착능력을 모방한 마이크로바늘로 이뤄진 패치는 체액을 흡수하여 화살촉 모양으로 부풀어, 젖은 조직이나 구부림이 많은 조직에도 뛰어난 접착력을 갖도록 설계됐다. 또한, 조직손상에 따른 염증이나 감염 등도 최소화할 수 있어 상처치료나 조직재생 분야에 이바지할 전망이다. 하버드 의대 양승윤 박사가 단독 제1저자로 참여하고 브리검 여성병원 성형외과 Pomahc 교수팀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 16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피부는 땀이나 물에 젖어 있는 경우가 많아 밴드를 붙일 때 접착이 되지 않아 곤란을 겪는다. 더군다나 의료현장에서는 피묻은 피부나 점막 조직처럼 젖어 있는 조직을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젖은 조직에 대한 접착기술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끈끈한 화학물질은 화학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특정표면에서만 효과를 내며 젖은 표면에서 접착력이 대개 낮다. 바늘이나 스테이플러의 경우에는 삽입시 큰 힘이 필요해 추가적인 조직손상이나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결국, 다양한 젖은 조직에 접착력을 가지면서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접착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물고기의 소장에 닻을 내리듯 달라붙어 기생하는 벌레를 모방, 조직 내에 침투한 후 체내의 물을 흡수해 화살촉 모양으로 부풀어 올라 조직과 맞물려 접착되는 마이크로바늘을 개발했다.

마이크로바늘은 침투한 조직 내부에서 부풀어 조직과 맞물림을 형성하기 때문에 물이나 혈액에 젖은 피부, 점막조직, 근육조직 등 표면 상태나 종류에 상관없이 효과적으로 접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마이크로바늘 패치를 이식된 피부를 고정하기 위해 사용한 경우 기존 의료용 스테이플러보다 3.5배 이상의 높은 조직접착력을 보여주었고 감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도 완벽히 차단했다.

넓은 면적에 적용하기 위해 패치로 만들어져 손목과 같이 움직임이 많은 관절에서도 부착력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1mm 이하의 짧은 바늘을 이용해 통증이나 조직손상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윤 박사는“마이크로바늘 패치에 원하는 약물을 담지한 후 조직내부에 효과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 단순히 조직접착제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상처치료나 조직재생 분야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권은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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