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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 경제라운지]한화 이글스와 경제효과

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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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08 11:00

신문게재 2015-04-09 18면

▲최충식 논설실장
▲최충식 논설실장
경제적 파급효과는 야구에도 있다. 8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문의했더니 2010년 자료밖에 없었다. 공단은 그해 프로야구의 경제 파급효과를 총 1조1837억원으로 산출했다. 지난해 대전 연고의 프로스포츠 3개 구단(한화 이글스, 대전시티즌, 삼성 블루팡스) 관람객 수입은 1626억원이었다. 이를 포함해 대전의 스포츠 마케팅 경제효과를 1882억원으로 대전시는 추산하고 있다.

프로야구를 산업으로 보면 공장은 구장(球場)이다. 33년만에 10구단 체제에 돌입한 올해 목표 관객은 836만2000명, 한화의 목표는 60만명이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로는 롯데가 2313억원일 때 한화는 819억원을 기록했다. KT의 야구단 창설의 경제효과는 1373억원에 달한다. 대전에 본사를 둔 타이어뱅크가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십을 따내 1000억여원의 홍보효과가 예상되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특별히 한화에 대한 기대효과의 중심에는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이 있다. 마치 야구의 신을 보는 것 같다며 김응용 감독이 붙여준 별명인 건 맞다. “내가 야신이면 야신한테 이긴 김응용 감독은 무엇인가?” 봉중근의 『야구공 실밥 터지는 소리』에 나오는 김성근 감독의 반문이다. 거의 모든 책을 직접 뒤진 끝에 김응용 감독의 술회도 떠도는 상식과 불일치함을 겨우 알아냈다. “라이벌은 무슨? (중략) 그 친구를 띄워준 것은 그래야 내가 더 빛이 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김성근 감독도 모를 리 없었다. “자기 띄우려고 그렇게 말한 것이지…. 근데 지금은 내가 진짜 '야구의 신' 대접을 받잖아?” (고석태 『야구의 뒷모습』)

팩트(사실)가 어떻든 2007년을 끝으로 잃어버린 '가을'을 되찾아주길 바라는 지역 팬들이 야신에 거는 관심은 각별하다. 성적과 상관없는 충성도는 수익이 증명한다. 2014년 이글스는 영업손실을 7억원으로 확 줄였다. 매출액이 475억5600만원으로 성큼 뛴 것도, 한화 연고지의 야구 관련 용품 매출 증가율이 다른 지역을 압도하는 것도 충청의 '보살팬' 덕이다. “리더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감독의 불안이 선수들에게 전해지면 이미 진 것이다.” 『김성근이다』에 김성근이 쓴 이 말을 믿겠다. 성적도 이제 뛰었으면 좋겠다.

5년차 기자일 때, 선배님이 허구연의 친필 원고를 내 눈앞에 흔들며 “허구연 야구○○, 빨리 대봐”라고 재촉해, 직문직답으로 “'광장'이요” 했다. '야구광장' 연재물은 『허구연의 야구』에 묶였다. 책에 쓰기를, “자만하지 않는 가운데 정성이 깃든 자신감만큼 큰 힘을 발휘하는 요소는 없다”고 했다. 당시의 빙그레(이글스)에게 했지만 한화(이글스)도 들어야 할 조언이다. 야구통계학자 빌 제임스의 피타고라스 승률에 집어넣으면 한화는 0.441로 예상이 나쁘다. 롯데 0.486, 기아 0.479보다 낮다. 1위는 예상 승률 0.621인 삼성이고, SK-두산-LG-넥센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걸로 나온다. 하지만 예측은 예측이다. 예기치 않게 불쑥 찾아온 모순이 때로 즐겁다.

즐거운 모순을 맛보고 싶다. 대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은 실수가 대량실점으로 이어지는”야구와 정치의 공통점을 상기시킨 정치인이 있었다. 그럴 일 없는 성적으로 생산가치와 부가가치를 듬뿍 뽑아냈으면 한다. 지역 이미지 강화와 연대감 고취도 환산하기 힘든 가치다. 시간 되고 여유 되고 조건 될 때만 하지 말고 끝까지 성원해야겠다. 야구공 실밥 터지는 소리가 아니다. 프로야구는 스포츠이면서 신(新)성장동력이다.

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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