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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첫눈 출근길 교통대란 현장에 '경찰은 없었다'

출근시간 교통통제 없이 근무 교대하려 자리비워…“현장외면” 시민들 분노

천안=김경동 기자

천안=김경동 기자

  • 승인 2015-11-29 12:37

신문게재 2015-11-30 14면

지난 26일 천안 지역에 내린 첫눈으로 모든 도로가 막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지만, 실제 교통 체증이 벌어진 도심 곳곳에는 경찰이 근무교대를 이유로 뒤늦게 배치된 것으로 확인돼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새벽 천안지역에 폭설이 예보돼 오전 5시부터 교통경찰, 의경, 파출소·지구대 근무자인 지역 경찰을 비상대기 시킨 뒤 오전 7시를 전후해 100여 명의 직원을 주요 교차로에 배치, 교통통제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경찰의 발표에 시민은 수긍을 못하겠다는 여론이다. 실제 출근 차량이 몰려 본격적인 교통 체증이 벌어진 7시30분부터 경찰과 천안시 등에는 주요 교차로와 대로에서 꼬리물기, 신호위반 등의 행위로 인해 차량이 움직일 수 없다며 경찰을 투입해 교통통제를 해달라는 민원이 물밀듯이 쏟아졌다.

이날 경찰의 근무현황을 살펴본 결과 교통통제를 위해 현장에 나간 경찰은 100여 명으로 이중 동남·서북 교통경찰과 의경이 40여 명가량이었으며 지역 경찰은 60여 명이었다. 교통경찰과 의경들은 오전 5시부터 근무교대 없이 당일 오후까지 외근 근무를 진행했지만, 지역 경찰의 경우 파출소와 지구대에 따라 오전 7시30분과 8시, 두 차례 근무교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본격적으로 차량이 막히기 시작한 시간대에 지역경찰이 근무교대를 이유로 모두 자리를 비운 것이다. 이미 길은 막히기 시작했고 근무교대를 위해 복귀하는 시간과 새로운 근무자들이 현장까지 나가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최소 30분에서 최대 1시간가량을 허비하며 교통대란 초기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그 사이 통행량은 급증했고 꼬리물기 신호 위반 등의 행위로 모든 도로의 기능은 상실됐다. 40여 명의 교통경찰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결국, 지역 경찰들의 무사안일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 A씨는 “밤샘근무로 지쳐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교통대란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근무교대를 이유로 자리를 떠난 것은 경찰이 범행 현장을 보고도 근무시간이 아니라는 핑계로 범인을 잡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근무시간 조절이나 현장 근무 교대 등의 방법을 강구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경찰 관계자는 “당일 근무교대는 별다른 조회 없이 교대자가 장비만 착용하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 될 수 있도록 간소화 지침을 내렸었다”며 “특히, 당일 미끄러운 도로 탓에 크고 작은 사고가 자주 발생해 현장 출동을 한 경찰도 있다 보니 교통 통제에만 모든 경찰력을 동원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고 말했다.

천안=김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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