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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중단]北 맞대응에 입주업체 불안감 증폭

북한도 추방·자산동결 맞서…대전·세종·충남지역 6개기업 상황 예의주시

문승현 기자

문승현 기자

  • 승인 2016-02-11 19:56

신문게재 2016-02-12 1면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에 대응해 북한이 공단 폐쇄와 남측 자산을 동결 조치하는 등 초강수를 꺼내들면서 지역내 입주업체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른 입주업체들의 막대한 재산상 손실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1일 오후 성명을 통해 “2016년 2월 11일 10시부터 개성공업지구와 인접한 군사분계선을 전면봉쇄하고 북남관리구역 서해선륙로를 차단하며 개성공업지구를 폐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성공업지구에 들어와있는 모든 남측 인원들을 2016년 2월 11일 17시(우리시간 오후 5시30분)까지 전원 추방한다”고 말했다.

조평통은 개성공업지구에 있는 남측 기업과 관계기관의 설비, 물자, 제품을 비롯한 모든 자산들을 전면동결 조치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가동중단 조치에 대해 개성공단 폐쇄와 남측 자산 동결 등의 초강경 대응으로 응수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설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감행과 관련,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따른 북측의 반발은 어느정도 예상됐지만, 초강경 보복 조치로 맞서면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촉발된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간 대응 강도는 최고 수위에 달하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은 2013년 북한이 최고존엄 훼손을 빌미로 북측 근로자 전원을 철수시켜 일시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으나, 정부가 먼저 나서 공단 가동 중단을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내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북한의 이같은 초강경 대응에 “매우 당혹스럽다. 3년 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개성공단에 공장을 둔 대전·충남지역 기업체 관계자는 어제(10일) 갑자기 개성공단 가동중단 결정을 통보받은데 이어 북한의 조치에 “개성공단에 있는 완제품 등을 반출 할 수 없으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는 “생산제품 특성상 공장이 멈춰섬에 따라 매출 등 직간접적인 타격이 클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도산업체가 속출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줘야 하는데 북한의 갑작스런 폐쇄 및 남측 자산 전면동결 조치로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전·세종·충남지역 업체는 모두 6곳으로 확인됐다. 개성공단 가동중단과 북한의 조치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정부는 이날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개성공단기업 종합지원센터'를 설치·운영키로 했고,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을 반장으로 하는 '개성공단지원대책반'을 편성했다. 금융권 일부에선 개성공단 입주업체 모기업에 대한 여신연장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원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개성공단이 신속히 정상화되길 바란다”며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안전과 더불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지역 경제계도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긴급 이사회에 도중에 북한의 성명을 전해 듣고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12일 오전 11시30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총회를 갖기로 했으며, 비상대책위원회와 자문단을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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