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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역사]2월23일:'인간 복제' 눈앞?

김은주 기자

김은주 기자

  • 승인 2016-02-22 17:36


21세기 중반 지구의 종말로 유일한 생존자가 된 링컨과 조던은 남은 생존자들과 유토피아에서 완벽한 삶을 살고 있다. 철저하게 격리된 환경에서 매일매일 건강상태를 점검받고 음식부터 인간관계까지 철저하게 통제됐다. 그리고 지구에서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희망의 땅 ‘아일랜드’에 뽑혀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와 똑같은 사람에게 장기와 신체부위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복제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최상의 상품이 되기 위해 길러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야기는 영화 ‘아일랜드’의 줄거리다.

아주 허무맹랑한 SF 영화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생명과학 역사의 한 꼭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생명복제는 1970년대 개구리 복제를 시작으로 끊임없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비윤리적, 도덕적인 목소리가 크지만 ‘금단의 열매’를 따고 싶어 하는 인간의 호기심은 점점 더 신의 영역으로 향하고 있다.

1997년 오늘은 인간복제의 첫 발을 내 딛는 날이었다.

영국의 로슬린 연구소의 이언 월머트 박사가 일궈낸 복제양 ‘돌리’의 탄생은 전 세계 과학계에 흥분을 안겼다.

다른 복제연구와 달리 완전히 다 자란 양의 젖샘세포 핵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탄생된,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를 통해 태어난 포유류였다. 젖샘세포를 사용했다 해서 당시 가슴이 큰 미국 가수 돌리 파턴의 이름을 따 ‘돌리’라 붙여지기도 했다.

포유류의 수정란이 아닌 성숙한 체세포를 사용했다는 것은 인간복제 시대를 열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영화 ‘아일랜드’가 완전 거짓말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다.

유전자 복제가 암이나 노화 같은 인간이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것이라는 희망은 상업적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들이 나오기도 했다.

276번의 실패 끝에 태어났던 ‘돌리’는 6년 6개월을 살다가 죽었다. 관절염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다가 정상적인 양의 절반 밖에 살지 못하고 안락사 당했다. 태어날 때부터 ‘늙어 있었다’는 주장도 있었다.

인간이 신의 능력을 가지려 할 때 감내해야 할 벌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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