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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역사]3월16일:물시장 '펄펄'

1994년 생수시판 허용

김은주 기자

김은주 기자

  • 승인 2016-03-15 16:54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의 혜안이 빛나던 때가 있었습니다.

1994년 3월 16일 정부가 생수의 국내 시판을 허용한다는 공식 발표로 국내에서도 물을 사 먹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당시 ‘물을 누가 사 먹겠어?’ 하고 대부분이 부정적인 의문을 품기도 했고 ‘물장사’나 해야겠다는 시큰둥한 반응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제 우리도 물을 돈 주고 사서 먹어야 할 정도로 환경이 오염돼 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죠. 물을 사야한다는 것이 지금처럼 자연스러운 때는 아니었기에 생수시장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 생수시장은 내수용이 아닌 수출용이었습니다.

1976년 다이아몬드정수사가 처음으로 생수허가를 받은 이래 14개 업체가 수출 조건으로 허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었죠. 이 업체들은 제조시설 및 수질기준 적합여부가 확인되면 즉시 국내 판매가 가능했습니다. 허용발표로 날개를 달게 됐죠.

그러나 무분별한 업체 난립과 지하수 보호 등을 위해 정부는 안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취수정이 쓰레기매립장, 공장, 농경지, 골프장 등 오염원에서 200m이상 떨어지도록 했으며, 수질기준의 경우 잔류염소의 불검출 1백cc당 대장균 20마리 이하(수돗물 기준100마리)등을 제외한 대부분을 수돗물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도록 정했습니다.

그리고 수돗물 보호를 위해 이름을 생수, 약수, 이온수, 생명수 등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광천음료수로 표기하도록 했습니다. 이유는 ‘생수’라는 표현이 자칫 다른 물은 ‘죽은 물’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게 금지 이유였죠. 또 위화감 조성을 막기 위해 대중광고를 일체 금지시켰다가 2013년 1월부터 지상파 TV 광고가 전면 허용되기도 했습니다.

‘물’로 봤던 물이 황금시장이 될 줄은 상상할 수 없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 생수시장은 6000억원(2014년 산업연구원 자료) 대로 펄펄 끓고 있습니다. 김선달이 울고 갈 일이죠.

웬만한 음료수 값 뺨치는 생수가격에 이제 물을 돈 쓰듯 해야 할 시대입니다./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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