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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포 보부상촌 조성에 거는 기대

  • 승인 2016-05-01 17:00

신문게재 2016-05-02 23면

내포문화권 개발의 핵심인 보부상촌 조성 사업이 부지 매입을 시작으로 가속이 붙고 있다. 예산 덕산 일원은 과거 보부상을 관리하던 관서인 예덕상무사가 있던 곳이다. 첫 단추는 내용, 조직, 구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유통문화전시관이다. 그 다음이 전통 경제사회의 상거래 유통문화를 체험하는 동적인 문화현장을 만드는 일이다. 이 두 방향에 모두 충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봇짐과 등짐으로 교환경제의 첨병 역할을 한 보부상의 역사는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이다. 새로운 관광 대표 브랜드의 입지를 굳히려면 기존 자원 활용과 함께 문화와 예술의 입을 입혀야 한다. 지난주 부여에서는 '보부상, 문화를 입히다'라는 지역거점특화프로그램이 선을 보였다. 15세기 말에서 일본 상인이 참여한 20세기 초까지 걸쳐 있어 백제문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그러나 지역 내 다른 문화자원과 접목하고 융합할 수 있다.

보부상이 조선시대의 상인이지만 전남 보성에서 편백숲에 보부상길을 조성하고 녹차나 득량만과 연계시키는 것도 같은 이치다. 특히 덕산은 내포신도시 배후 지역으로서 온천과 가야산 등과 함께 뛰어난 입지를 갖추고 있다. 옛 보부상과 현대 상인의 조화, 공방 운영, 미래의 유통문화까지 접목시키려는 콘셉트 설정은 바람직하다.

유통구조의 변화를 주도한 보부상은 전국적인 조직망으로 조선 팔도의 정보가 소통되는 메신저 구실을 했다. 그래서인지 울진과 붕화, 경주, 달성 등 각지에서 보부상을 관광자원화하고 있다. 진주상무사 건물이 현전하는 진주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전시관 하나 짓고 끝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예산 덕산시장과도 연계해 다양한 문화체험이 있는 관광형 시장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객주문학테마마을이 있는 청송 진보시장과 같은 선례도 있다.

보부상 놀이의 문화재 지정도 지금부터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 내포처럼 도청신도시가 들어선 경북 예천에서도 보부상문화체험촌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동서 보부상 루트 등에도 관심을 가져봐야 한다. 전국 곳곳에서 보부상을 활용하는 만큼 콘텐츠 차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거상을 꿈꾸며 조선시대 상거래의 중심에 섰던 내포 보부상촌을 사회경제사적으로도 제대로 재현해내고 재창조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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