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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역사]11월18일:금강산 찾아가자 1만2천봉… 관광 유람선 첫 출발

김은주 기자

김은주 기자

  • 승인 2016-11-17 20:00
▲ 금강산 유람선 첫 출발/사진=연합db
▲ 금강산 유람선 첫 출발/사진=연합db

1만 2000 봉우리를 자랑하는 금강산에는 이름도 많다.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 그리고 겨울에는 개골산으로 불리며, 봄에 금강산이라 부른다. 봉래(蓬萊)라는 이름은 온 봉우리와 계곡에 나무가 푸르르게 우거졌다 해서 불렸으며, 단풍으로 물든 모습에 풍악산, 그리고 나뭇잎이 다 지고 난 앙상한 바위 뼈 모습이라 해 개골산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금강산으로 부르는 것은 불교의 영적인 산을 의미한다.

계절마다 개성 담은 이름이 있을 만큼 아름답고 신기하다는 소문이 자자했지만, 실상 산의 모습을 반세기 동안 보지 못하고 살았으니 빼어난 자태가 어느 정도인지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18년 전인 1998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 유람선이 첫 닻을 올리면서 그 궁금증이 비로소 풀렸다. 금강산 관광은 1989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방북해 북한과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를 체결하면서 시작됐고, 이후 1998년 햇볕정책의 일환으로 빛을 보게 됐다.

금강산 관광선 1호인 ‘현대금강호’가 18일 오후 5시 30분께 어둑해지기 시작한 추운 동해 바닷바람을 가르며 북으로 향했다. 20층짜리 여객선에는 관광객 889명, 승무원 480명, 안내원 50명, 오락 담당 9명 등 총 1430명이 탑승했다.

금강산이 고향인 노부부, 6살 어린아이, 고향땅 지척에라도 가보겠다고 90이 넘은 노구를 이끌고 배에 오른 할아버지도 있었다. 또한 ‘금강산 유람선 노래자랑’ MC를 맡은 송해는 고향이 황해도 재령으로 1.4 후퇴 당시 누이동생에게 하루 지나면 돌아오겠다고 말한 채 40여년을 이별한 채 살아온 실향민으로 배에 올랐다.

저마다의 사연들을 안고 배에 오른 관광객들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이날 금강산으로 직접 관광을 떠나지 않지만 역사적인 순간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동해항은 꽉 메어지기도 했다.

남북이 바닷길이 열리고 2003년부터는 육로 관광이 시작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남북화해의 무드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은 지속됐지만, 10여 년 만에 여성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중단됐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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