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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역사]12월15일:‘개성공단 폐쇄’ 최순실 작품?... 12년전 ‘통일냄비’ 첫 생산

김은주 기자

김은주 기자

  • 승인 2016-12-14 20:30
▲ 개성공단 한 기업체에서 생산한 냄비/사진=연합db
▲ 개성공단 한 기업체에서 생산한 냄비/사진=연합db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 대박’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세간에 화제가 됐다. 대통령이 사용하는 언어의 품위가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당시는 소탈(?)한 대통령의 언어라 생각해 ‘통일 대박’이란 말은 그대로 굳어졌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대통령 연설문까지 손을 댔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통일 대박’도 그 손에서 탄생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에 국민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박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이 국정 전방위로 손을 댄 흔적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올해 2월 10일 문을 닫은 개성공단 또한 그 손에 놀아난 정황들이 감지되자 입주 기업인과 근로자들은 허탈함을 금치 못 했다.

개성공단은 남북화해 협력의 마지막 보루였다.

김대중 정권 당시 햇볕정책의 일환으로 2000년 현대아산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개성공단 개발 합의서를 체결해 북측이 토지를 남측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조성됐다. 남북 경제협력이라는 이점뿐만 아니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철책선을 앞에 두고 남과 북의 긴장완화에도 한몫을 했다.

개성공단은 또한 북한사람들에게 남한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1인당 월급이 120달러(북한 정부가 달러를 북한 돈으로 바꿔줬다)로 북한에서는 ‘꿈의 직장’이 됐고, 미혼 근로자들에게는 세련된 이미지를 가진 남한 남녀가 이상형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6.25전쟁 이후 초코파이 하나로 정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남북이 가까워졌지만 2008년 이명박 정권시절부터 시련을 겪어야 했다. 북측이 현대아산 직원 억류, 북측 체류인원 제한조치 등이 이어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가 올해 북한의 로켓 발사에 뿔난 박근혜 정부가 폐쇄해버렸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1조가 넘는 피해를 고스란히 껴안고 나앉았다. 그리고 그들을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 국가 대사인 개성공단 폐쇄가 한 사람의 입에서 좌지우지됐다는 것이다. 업체대표들은 ‘개성공단 폐쇄 및 남북경협 중단 배후세력’으로 최순실을 검찰에 고발했다.

개성공단은 박근혜 대통령이 외쳤던 ‘통일 대박’으로 가는 지름길이었을지 모른다. 12년 전인 2004년 12월 15일 오늘, ‘통일 냄비’를 처음으로 만들어 함박웃음을 지었던 것처럼.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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