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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최초 치과 '임치과' 85년간 역사 뒤로하고 문 닫아

대전시치과의사회, 20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임철중 원장 은퇴식 열어 감사패 전달
선친 임주혁 원장 1933년 문 열어… 85년간 충청인 구강 보건 파수꾼

오주영 기자

오주영 기자

  • 승인 2018-10-21 10:49
임철중 원장님
지난 85년간 충청인들의 구강 보건을 책임진 '임치과' 임철중 원장이 20일 오후 대전시치과의사회로 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충청권 최초의 치과로 기록되고 있는 '임치과'가 85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문을 닫았다.

임철중 '임치과'원장은 20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회 '대한치과의사협회 중부권치과의사회 공동국제학술대회 행사장'에서 조수영 대전치과의사회장으로부터 은퇴식 및 감사패를 받았다.

치과 원장의 은퇴식은 전례가 없는 것이어서 후배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조수영 회장은 "선친인 임주혁 원장님의 뒤를 이어 임철중 원장이 85년간 충청인들의 구강 보건 활동에 큰 기여를 해오셨다"며 "가족 중에 뒤를 이을 치과 전문의가 없어 지난달 말 문을 닫게 돼 안타깝다"고 '영광스런' 은퇴식에 아쉬움을 표했다.

임치과의 역사는 1933년 대전 동구 인동(109헌병대 터)에서 시작됐다.

그 후 대전역 앞 신한은행 자리(일본인이 하던 석광치과 건물)로 옮긴 뒤 선친이 1967년 대전우체국 맞은편에 건물을 지어 그곳에 입주하며 85년의 세월을 맞이했다.

해방 이전에는 임치과와 일본인이 하던 '석광치과' 두 개뿐이었다.

대전 동구 용운동이 고향인 고(故)임주혁 원장은 대전중,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4회·서울대 치대 전신)를 나와 고향에서 치과를 개업했다. 대전고 4대 동창회장을 맡을 정도로 대외 활동에 관심이 컸다.

서울대 치대(21회)를 나와 5년간 충남대 의대 치과 과장을 역임한 임철중 원장은 교수직을 내려놓고 지난 1984년 '가업'을 물려받았다.

두 사람은 1974년부터 10년간 나란히 진료하면서 충청 치과계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임철중 원장은 사실상 국내 교정학 1세대다. 교정수련의로 생존해 있는 사람은 임 원장과 그의 선배 1명뿐이다.

미국 교정학회와 세계교정학회 준회원으로 학술발표대회에 나가 한국의 치의학 발전 상황을 세계에 알렸다.

대전시치과의사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총회의장을 역임하는 등 충청권을 대표하는 치과 의사로 수많은 활동을 이끌었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회장, 대전예술의전당 후원회장, 대전문화재단 이사, 대전고법 조정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문화상'과 대한치과의사협회 공로대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영한시집 '짝사랑'이 있고, 글솜씨가 빼어나 '오늘부터 봄'과 '거품의 미학', 'I.O.U'등과 같은 칼럼 집을 냈다.

대전시약사회 부회장과 대전시여성단체협의회장 지낸 김은숙 여사가 임 원장의 부인이다.

임 원장은 "치과 역사를 정리하는 집필과 함께 읽고 쓰고 싶은 게 많아 현역 시절보다 터 바쁜 시간을 보낸다"며 "인생 공부 좀 더 하고 싶다"며 후배들과 이별을 고했다.

그는 10년 넘게 회장을 맡아온 '대전예술의전당 후원회'와 대전시향 후원회인 '높은음자리표' 고문으로 활동하며 대전 문화예술계 발전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오주영 ·박전규 기자 ojy8355@

임철중 조수영
조수영 대전시치과의사회장(사진 왼쪽)이 임철중 원장 부부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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