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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담뱃갑처럼 술병에도 위험성 강조해야

이승규 기자

이승규 기자

  • 승인 2018-11-15 16:22

신문게재 2018-11-16 23면

"담배와 술 중 어느 것이 건강상 더 해로울까?" 아마 둘 다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물론 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과하면 심각하게 건강을 해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어떨까. "담배와 술 중 어느 것이 사회적으로 더 위협적일까?" 이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술이 더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왜냐면 담배는 간접적으로 타인에게 위협을 가하지만, 술은 직접 위해를 가하기에 그렇다. 여기에 사회경제적 비용을 따져보면 술의 위험성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난 201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7조1258억 원,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9조4524억 원에 달했다.

무려 2조 원 이상 차이가 나는데도 음주와 관련한 정부의 대책은 담배보다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권을 고려해 흡연 위험을 알리는 데 대대적으로 나선다면 음주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음주 폐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판이다. 앞서 밝혔듯이 담배가 타인에 대한 간접피해를 유발한다면 음주는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다음 달 23일부터 담뱃갑에 붙이는 경고그림과 문구가 전면 교체된다. 암으로 뒤덮인 폐사진은 물론 실제 환자의 병변과 적출 장기 등 보기에도 끔찍한 사진을 부착한다. "흡연으로 당신의 아이를 홀로 남겨두겠습니까" 등 문구 역시 단호한 표현으로 위험성을 강조한다. 형평성 문제에 따라 전자담배에는 새로 암세포 사진을 부착하도록 했다.

모방 흡연을 예방하고자 방송 등에서는 흡연 장면을 찾아보기 힘들다. 음주 폐해도 이런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 단순히 주류광고에서 음주 행위를 금지하는 등 최근 정부의 음주 대책만으로는 부족하다. 담뱃갑처럼 술병에도 위험성을 강조하는 강력한 경고그림과 문구를 넣어야 한다. 타인의 생명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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