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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공염불로 들리는 이유

이승규 기자

이승규 기자

  • 승인 2019-02-19 16:31

신문게재 2019-02-20 23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 석탄 소비 증가세를 주도하는 국가로 지목됐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우선 정부의 탈(脫) 석탄 정책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부터 의구심이 든다. 여기에 최근 미세먼지 공포를 돌이켜보면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얼마나 허술한지도 알 듯하다. 미세먼지의 주범격인 석탄 소비가 이렇게 많은데도 기껏 차량통행제한이나 석탄발전소 일시 가동 중단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의 유연탄 수입량은 최근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각국이 석탄 사용을 줄이고 있는 전반적인 상황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유연탄은 1억3152만t에 달했다. 이는 2017년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1억3146만t을 웃돌면서 역대 기록을 다시 갈아 치웠다. 더욱이 지난 2016년(1억1847t)과 비교하면 무려 11%가 늘었다. 탈원전과 탈 석탄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 들어 석탄 소비가 이처럼 늘었다는 것은 정부의 탈 석탄 정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그동안 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봄철 화력발전소 가동 일시 중단 등의 조처에도 불구, 석탄 소비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음을 봐도 그렇다. 우리의 석탄 소비는 지난달 열린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 보고서에서도 거론됐다. 보고서에서 2017년 우리나라의 석탄 소비량은 약 1억5000만t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11.5% 증가했다. 다보스포럼은 이 통계를 근거로 우리나라를 전 세계 석탄 수요 증가세를 견인하는 국가로 낙인찍었다.



문제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2022년까지 화력발전소가 줄지어 들어설 예정으로 우리의 석탄 소비량은 당분간 늘면 늘었지 줄어들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세먼지 공포 속에 석탄사용이 도리어 증가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자꾸만 '공염불'로 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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