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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성조숙증 조기발견으로 성장 가능성 UP

■전문의 칼럼
이혜림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소아청소년센터 교수

박은환 기자

박은환 기자

  • 승인 2019-03-21 17:10
이혜림 교수
이혜림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소아청소년센터 교수
사회·경제적인 발전으로 영양과 건강상태가 개선되면서 아이들의 신체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평균 신장이 증가하고 사춘기가 시작되는 연령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낯설게만 느껴지던 성조숙증이라는 단어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쯤 들어본 이름이 됐고, 진료실에서도 이른 사춘기 발달을 고민하며 상담을 요청하는 보호자도 몇 년 사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성조숙증은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사춘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여아는 가슴몽우리의 발달로 사춘기의 첫 시작을 알 수 있고, 남아는 고환의 크기 증가로 알 수 있다. 이른 사춘기 발현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비만, 스트레스, 운동량, 수면시간, 내분비교란물질(환경호르몬) 등과 관련 있다.

성조숙증이 진행되는 시기에는 또래보다 신체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 '이렇게 잘 크니 나중에 키가 크겠지' 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성장이 빠른 만큼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 크는 기간이 줄어들고 최종 성인키는 작을 가능성이 높다.



성조숙증은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의 복합작용으로 뼈의 성숙 속도가 빨라져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서 최종 성인 키에서 그만큼 손실이 있게 된다. 또한 인지와 정서 발달이 청소년기 수준에 도달하지 않은 채로 이른 사춘기를 경험하게 되면 정서적 불안정과 반항심으로 교우 관계와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래보다 키가 큰 아이들이 이른 사춘기가 온 경우엔 원인이 될 만한 질환을 갖고 있지 않다면 정기적으로 성장속도를 관찰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방법으로 사춘기 발달이 완만히 진행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키가 작은데 사춘기 조짐을 보이는 아이들은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전문의에게 상담 받아 볼 것을 권유한다. 성조숙증은 발견 시기가 늦을수록 치료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 진료를 통해 사춘기 발달을 지연시키며 최종 성인키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여아는 가슴몽우리의 통증이나 불편감을 호소해 부모들이 쉽게 사춘기의 시작을 눈치 챌 수 있으나 남아는 뚜렷하게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아니기에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여아는 초경 이후에 키가 잘 안 큰다는 인식이 있어 초경을 최대한 늦추고 키를 키우기 위해 노력을 쏟으나 남아는 늦은 나이까지 키가 클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지켜만 보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성조숙증으로 내원하는 환자의 90%가 여아인 것도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성조숙증 치료의 최종 목표는 성인이 됐을 때 최종 키의 손실을 최소로 줄이고 사춘기 발달을 또래 집단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해 이른 사춘기 발달에 따른 정신 사회적인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다.

최근 한방 성조숙증 치료의 연구 성과와 임상 효과들이 매스컴을 통해서도 보고되고 있다. 한의학적인 방법으로 성조숙증의 원인을 개선해 사춘기 발달을 효과적으로 지연시키고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성조숙증 치료를 위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우리 아이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충분히 준비된 후에 건강한 사춘기를 맞이하기 위해 보호자의 관심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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