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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남대 캠퍼스 폴리스 동행해보니... "학교의 안전 맡겨주세요"

린튼공원에서 대운동장으로 두시간 순찰 코스 진행
시험기간 노상음주와 고성방가 등 집중단속 하기도
학교의 안전 지키는 사명감과 애교심으로 활동해와

김유진 기자

김유진 기자

  • 승인 2019-05-15 08:15

신문게재 2019-05-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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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 캠퍼스 폴리스 학생들.


가랑비가 한두 방울씩 내리던 월요일 밤 8시. 형광색 조끼를 입은 5명의 학생들이 한남대 정문 앞에 모였다. 이들은 캠퍼스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저녁 시간을 반납하고 매일 캠퍼스를 순찰하는 ‘한남대 캠퍼스 폴리스’다.

경찰행정학 전공생 20명과 외국인 유학생 5명으로 구성된 한남대 캠퍼스 폴리스는 5인 1조로 편성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 8시부터 10시까지 캠퍼스를 순찰한다. 월요일 캠퍼스 폴리스를 따라 한남대 교내를 동행 순찰해봤다.



캠퍼스 폴리스의 첫 코스는 린튼 공원이다.

린튼 공원은 대학가 먹자골목과 인접해 있다 보니 노상 음주가 잦다. 동행 순찰을 하던 날도 봄밤의 정취를 즐기는 학생들과 지역주민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노상에서 술을 마시거나 고성방가를 할 경우 캠퍼스 폴리스의 규제를 받게 된다. 특히 시험 기간에는 집중 단속을 실시하는 주요 구간인 셈이다.

경광봉과 손전등에 꼼꼼히 비춰가며 이동한 곳은 신관 기숙사다. 신관 기숙사 외부는 인적이 드물고 조용했다. 기숙사부터 문과대로 이어지는 한남대 둘레길은 칠흑처럼 깜깜해 캠퍼스 폴리스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캠퍼스 폴리스 대원은 "이곳은 저녁 시간대에는 보행자가 드물지만, 가로등 설치로 안전한 보행이 확보돼야 할 것 같다"며 날카롭게 지적했다.

둘레길을 지나 문과대학 주차장에 도착하면 북문에서 올라오는 길과 탈메이지관으로 이어지는 두 갈래 도로가 나온다. 이 중 탈메이지관 앞을 지나는 가로수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큰 도로가 나왔다. H 모양의 본관 인근을 살펴본 후 사범대학 앞 인도를 따라가며 잔디밭에서 음주를 하는 사람은 없는지 확인했다.

그동안 캠퍼스 폴리스가 교내를 순찰하면서 큰 사건과 문제점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캠퍼스 폴리스는 언제든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하루도 예외 없이 순찰을 해오고 있다.

학생회관은 저녁 늦게까지 북적였다. 건물 앞 공터를 가로질러 대운동장 뒤편에 도착하자 밴드부의 합주 소리가 들려왔다.

캠퍼스 폴리스 대원은 "대운동장의 라 게이트도 노상 음주의 온상이 되기 쉬워 특히 신경 써서 점검하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조장을 맡고 있는 경찰행정학과 주정재 학생은 "학교를 순찰하다 보니 책임감과 사명감이 생겼다. 학교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평소에 캠퍼스를 다닐 때 문제가 없는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캠퍼스 폴리스 중국 유학생 이윤강(디자인학과 17학번) 학생은 "친구들 추천으로 캠퍼스 폴리스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 학교를 순찰하는 것이 매우 보람차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학생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눈에 띄었다.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 간의 소통이 다소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보완책이 필요해 보였으며 가로등 없는 숲 구간을 학생들끼리 다니는 것은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때 대응을 하기 어려워 보였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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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동장을 순찰하고 있는 한남대 캠퍼스 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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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학 앞 도로를 순찰하고 있는 한남대 캠퍼스 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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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 둘레길을 순찰하고 있는 한남대 캠퍼스 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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