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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소녀상 선물하는 대전 동구청 한용규 주무관 "올바른 역사의 도화선 되길"

2015년 위안부 합의보며 반성과 변화의 계기 맞아
소녀상 현재와 미래세대가 느껴야할 공통된 화두
현재 55호까지 선물, 황인호 동구청장에게도 전달
기림의날 맞춰 사진첩 제작, 할머니들께 선물 예정

이해미 기자

이해미 기자

  • 승인 2020-01-12 18:47

신문게재 2020-01-13 7면

한용규 주무관님
작은 소녀상을 들고 있는 한용규 주무관. 개인 사비로 100개를 선물하겠다는 목표다.
"마음과 생각은 표현하지 않으면 바뀔 수 없어요. 작은 행동이지만 한 명이 10명이 되고, 10명은 곧 100명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한 남자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무심히 살던 그에게 반성과 사죄의 글을 쓰게 했고, 2017년 정식 기념일로 등록된 ‘기림의 날’(8월 14일) 행사에도 참석하는 용기를 갖게 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작은 소녀상 하나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이길래 일본이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역사는 지울 수 없는 사실이잖아요. 저는 소녀상을 통해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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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무관은 전국 곳곳을 돌며 작은 소녀상 사진을 찍고 있다. 올해 기림의 날에 맞춰 사진첩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대전시 동구 중앙행정복지센터 한용규(사회복지 8급) 주무관은 '작은 소녀상'을 선물하는 동구의 ‘역사 지킴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를 보며 한용규 주무관은 부끄러움과 원통함에 눈물을 흘렸단다. 역사의 짐을 할머니들만 짊어져선 안 된다는 그날의 반성은 그가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

한용규 주무관은 "제 책상에 있는 소녀상을 본 지인이 자신에게도 선물해줄 수 있느냐 묻더라고요. 이유를 물으니 자녀들에게 역사를 가르쳐 주고 싶다고 답했어요.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선물했죠. 이 사례가 바로 소녀상을 선물하게 된 첫 출발점이었어요"라고 말했다.

한용규 주무관은 작은 소녀상을 통해 현재와 지금, 미래세대까지 공통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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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녀상과 독도에도 다녀왔다.
그는 넉넉하지 않은 지갑을 털어 지난해 10월 작은 소녀상 100개를 주문했다. 개인적으로 또는 동료를 통해 작은 소녀상은 대전 곳곳으로 전달됐다. 불과 4개월 만에 제55호까지 선물했다. 이 가운데는 황인호 동구청장도 있다.

한용규 주무관은 "소녀상을 선물 받은 분들이 후기를 보내줘요. 얼마 전에는 손수 뜬 뜨개질로 목도리와 모자를 만들어 소녀상에 둘러줬다는 사진이 왔어요. 황인호 청장님도 집무실 책상에 올려진 소녀상 사진을 보내주셨고요. 후기를 받으면 내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싶어서 기뻐요"라고 말했다.

한용규 주무관의 1차 목표는 작은 소녀상 100개를 전달하는 것이다. 100개를 모두 나눠주면 오는 8월 14일 기림의 날에 맞춰 사진첩을 제작할 예정이다. 소녀상과 함께 전국의 산을 누비는 이유도 이런 의미다. 현재 독도와 한라산 백록담 등 10곳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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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을 선물한 후에는 사진 후기를 받는다. 손수 뜨개질로 목도리와 모자를 떠서 소녀상에게 둘러준 모습.
한용규 주무관은 "제가 다녀온 곳들의 사진과 주변의 후기, 그리고 응원 메시지를 담아서 할머니들께 선물할 겁니다.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1인 1 소녀상 갖기 운동이요? 너무 거창해 부담스럽지만 100호 전달 후에도 역사관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소녀상 선물은 꾸준히 이어가려고 해요. 소녀상이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한 도화선이 된다면 좋겠네요"라고 전했다.

한용규 주무관은 중도일보에도 작은 소녀상을 전달했다. 제56호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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