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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바보야! 문제는 창의성이야!

신천식 한양대 특임교수

이상문 기자

이상문 기자

  • 승인 2020-03-09 14:24

신문게재 2020-03-10 22면

신천식
신천식 한양대 특임교수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은 과거로부터 이어온 지식을 학습하고 기억하며 필요할 때마다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으면 살아가기에 충분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문제를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인지적 능력과 학습능력을 총체적으로 지능이라 불러왔지만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능지수가 특별히 높을 필요는 없었다. 지능지수(Intelligence Quotient)가 특별히 높은 사람은 천재라고 불렸으며, 인류역사를 통틀어 여러 명의 천재가 존재했지만 인류의 새로운 진로와 사회적 비전을 제시하기에는 그들의 역할은 한계가 있었으며 보통 수준의 지능을 가진 일반 대중에 의하여 인류의 역사는 써 내려져 왔다. 중요한 사실은 천재이든 일반인이든 누구도 과거와 이어진 전통적 사고를 존중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었다.

다가올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며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한다. 환경변화와 변종 바이러스의 창궐,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과 가상현실이 만들어 낼 미래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상상을 무시하는 뜻밖의 현실이 될 것이다. 현재와 전혀 달라질 미래에는 새로운 유형의 인간형이 요구된다. 미래의 인재는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창의성은 너무도 중요한 개념이기에 다양한 관점에서 깊이 있고 폭넓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지능의 개념 속에 창의성의 정의를 일부분 포함시킬 수도 있으나, 창의성은 새롭고, 독창적이고, 유용한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 또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나서 새로운 관계를 창출하거나, 비일상적인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능력, 나아가 모든 사고 유형이 총체적으로 결합되어 나타나는 가장 고차원적인 사고눙력으로 이해되고 있다. 창의성은 생물학적, 사회적, 심리적 요소와 여건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는 주장은 다수 전문가의 지지를 받고 있다. 가드너는 창의적인 사람들의 성장환경을 조사하여 가족구성원의 관심과 애정, 경제적 문화적 배경과의 상관관계를 주장하였으며, 칙센트 미하이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존중감과 절제, 정직 등의 가치관 배양으로 학습과 내적 삶의 가치를 조화롭게 하면 창의적 인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두뇌구조가 평범한 사람들과 현저히 다르다는 증거는 없다. 높은 창의성을 위해서는 높은 지능이 필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어떤 상황에서는 방해물이 되기도 한다. 요약하면 창의성은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지적이며 내재적이고 개인적이며 행동적인 일반적인 특성이지만 과거와는 단절되거나 전례없는 문제 발생 시의 문제인지와 해결능력을 주로 이야기한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불확실하다. 미래는 알 수 없기에 누구라도 불안하다. 그래도 우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하고 준비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적 사고와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제껏 지금까지 통용되어온 도덕률과 세계관을 바꾸고, 인간관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변화를 통제하려 들지 말고 변화에 순응해야 한다. 변화의 바람직한 결과를 예단하고 의도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의 시선으로 변화의 모습을 특정하지 말고, 진행의 다른 모습과 방향이 있을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래된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간 중심의 우주관을 내려 놓고, 우주적 차원의 자아로 확장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엄청난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는 창의성과 함께 춤을 출 수 있어야 한다.

신천식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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