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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코로나 위기와 소셜 미디어의 변신

이성만 배재대 교수

이상문 기자

이상문 기자

  • 승인 2020-04-27 11:16

신문게재 2020-04-28 18면

이재만
이성만 배재대 교수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 위기의 규범이다. 개인적으로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코로나 위기와 함께 이미지 변신을 꽤하는 웹 기반 플랫폼인 소셜 미디어에서 공허함과 지루함을 덜기 위해 디지털 문화를 즐기곤 한다.

대학 교정은 한산하기 그지없다. 항공 산업은 파산직전이다. 코로나 위기는 공공생활과 교통을 마비시키다시피 했다. 대면수업, 부활절 행사, 생일파티, 콘서트, 모두 대체되거나 취소되었다. 바깥세상이 별것 없으니 그냥 집콕 일상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교류하는 일이 많아졌다. 거실은 텔레비전 스튜디오가 되기도 하고 스포츠 경기장이 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전 세계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다.

집콕 일상을 즐기는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가지각색의 해시태그를 받는다. 스포츠 선수들이 동참한 휴지 리프팅, 셔틀콕 통에 셔틀 넣기를 뽐내는 stayathomechallenge, 자크뮈스 힐 슈즈를 모티브로 한 jacquemusathome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챌린지들로 넘쳐난다. 두루마리 휴지로 노련한 발재간을 보여주고 작은 예술작품을 완성하는 stayathomechallenge나 toiletpaperchallenge도 신선하다. 인터넷 비디오를 통해 두루마리 휴지로 역량을 한껏 뽐낸 프랭크 리베리, 제롬 보아텡, 리오넬 메시 같은 축구 스타들과 같은 반열에 올라보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인스타그램의 quarantinepillowchallenge는 스포티할 필요도 없고 소중한 화장지도 불필요하다. 베개를 벨트로 허리에 고정시켜 미니 드레스처럼 연출해서 사진을 찍고 온라인에 접속하면 완성이다.



그런데 꽤나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한 해시태그도 있다. gettymuseumchallenge가 그렇다. 로스앤젤레스에 소재한 게티 박물관이 트위터를 통해 일상적인 물건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을 재현하는 '미술작품 놀이'를 제안한 것인데, '재창조한' 미술작품 사진들을 업로드 하는 누리꾼들의 놀이마당이 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흥미롭고 즐겁다. 창의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사람들을 자극하고, 뭔가 다른 것을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를 통해 한줄기 햇살 같은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도 있고, 나아가서 집콕 일상으로 쌓인 스크레스도 날려버릴 수 있을 테니까.

우리에게 더 흥미로운 이유는 이런 챌린지들에 교육적인 아이디어도 함의되어 있는 까닭이다. 포장 방식이 교묘할 뿐이다. 우리가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손 위생을 바로 잡도록 장려하는 사진과 비디오도 있다. 창의적이고 교육적인 챌린지 외에도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을 위한 쇼핑이나 건강 같은 다양한 지원 서비스도 있다. 지금까지 소셜 미디어는 부정적인 면들이 부각되어 언론의 타깃이 되기도 했지만, 작금의 코로나시대에는 언론도 긍정적인 내용 알리기에 바쁘다.

그렇다면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들이 '좋은 것'으로 바뀐 것일까. 아니다. 소셜 미디어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이고, 이에 관한 보도가 달라졌을 뿐이다. 증오적인 논평이나 꼴사나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그 이후에 코로나 위기가 온 것이다.

가짜 뉴스가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챌린지도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것은 아니다. 소셜 미디어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우리가 소셜 미디어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콘텐츠도 생산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만의 특징과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소셜 미디어는 분명 교육 분야에서도 새로운 놀이마당이자 학습마당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만 배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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