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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다문화]김장과 한국의 겨울나기 준비

박태구 기자

박태구 기자

  • 승인 2020-11-11 15:26

신문게재 2020-11-12 9면

김장1
김장2
하얀 쌀밥에 김장김치 한 젓가락 어때요?

야채가 귀한 겨울에 요긴한 김치, 따가운 가을 햇볕에 말린 야채,

간장과 소금으로 밑간을 해 만드는 장아찌까지 다양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한국에서는 가을걷이와 함께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주부들의 월동준비가 시작된다. 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한 요즘과 달리 혹독하게 추웠던 시절 옛날 조상님들의 겨울나기 준비는 어떠했는지 알아보았다.

옛날 우리 조상님들은 야채가 귀한 겨울이면 가을에 수확한 곡식과 채소를 최대한 오랜 기간 저장하기 위해 지혜를 모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김장이다. 한국 사람들은 가을에 수확한 배추로 겨우내 먹을 김치를 한꺼번에 담갔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땅을 파고 항아리를 묻어 그 안에 김장김치를 보관했다. 그러면 봄에까지 김치가 시지 않고 맛이 잘 보존 돼 다 먹을 때까지 신선했다. 김치는 한국의 전통발효음식으로 몸에도 이롭고 시원하고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그런 이유로 겨울이 다가오면 집집마다 김장을 담그느라 주부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김장을 담그는 날은 이웃 아주머니들이 와서 손을 보탰는데 이는 '품앗이'라는 우리의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풍습이다. 예전에는 3대가 한집에 사는 경우가 많아서 반찬의 기본이 되는 김치를 많이 담가야 했다. 요즘에는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 되면서 김장김치도 10포기, 많으면 30포기 정도로 적은 양을 담그고 젊은 세대들은 김치를 사 먹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김치는 배추와 무가 주재료로 고춧가루, 무채, 대파, 갓, 쪽파, 당근, 새우젓, 멸치젓, 황석어젓 등의 양념이 들어간다. 김치의 맛을 더하기 위해 마늘, 생강, 찹쌀풀, 무즙, 설탕, 청각을 넣는다. 색을 내기 위해 붉은 고추와 푸른 고추, 당근, 대파 등을 사용한다. 김치는 종류도 다양한데 배추김치와 총각김치, 동치미 삼총사가 제일 인기가 있었고 집집마다 기호에 따라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파김치, 섞박지 등을 담갔다. 김치 외에도 고추장아찌, 무장아찌, 머위장아찌 등과 무말랭이, 무청 시래기, 호박고지 등 말린 야채가 저장식품으로 인기가 많았다.

김치 외에도 추운 겨울을 견디기 위해 솜을 넣은 누빔 옷과 털신, 장갑, 털목도리 등도 장만했다. 문에는 외풍을 막아 줄 문풍지를 바르고 따뜻한 아랫목에서 덮고 잘 솜 이불도 준비했다. 현재는 아파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겨울에도 대부분 얇은 이불을 덮고 생활해 격세지감을 느낀다. 요즘은 겨울에도 날씨가 포근해 거창하게 월동준비할 일은 없지만 난방기기를 점검하고 장롱 속에 넣어두었던 두툼한 겨울 외투도 꺼내 손볼 데는 없는지 살펴보아야 할 때이다.



명예기자 박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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