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한중외교관계, 장벽을 넘어서자

윤황(충남연구원장)

오희룡 기자

오희룡 기자

  • 승인 2020-11-24 16:49

신문게재 2020-11-25 18면

1 (1)
윤황(충남연구원장)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겸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25일부터 27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방한 중에 강경화((康京和) 외교부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한중외교장관의 대면회담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열린 것이다. 이 회담에서는 코로나19 대응 협력 및 양국 간 고위급 교류 등 한국과 중국의 외교관계 현안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11개월 만에 다시 이루어진 것이다. 이보다도 그의 방한은 중국 고위급 인사로서 지난 8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의 한국 방문 이후 약 3개월 만에 연속된 것이다. 이는 지난 2016년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문제로 발생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발동에 따라 경색된 한중외교관계가 모처럼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왕이 외교부장의 이번 방한에 거는 기대감은 애당초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의 2017년과 2019년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올해 상반기 중 방한하기로 약속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한논의에 집중되고 있다. 만약 이번에 시주석의 방한일정이 연내로 확정된다면 현재 한중외교관계의 가로막힌 장벽도 쉽게 넘어설 수 있다는 점에서다.

비록 미국 대선 이후 현재 동북아 정세가 한중외교관계의 불확실성을 더해주는 장벽을 높여주고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대선 이후 행정부 교체기 상황 하에서 미중대결문제, 중일갈등문제, 미일동맹문제, 한미동맹문제, 한일대립문제, 북미적대문제, 남북분단문제, 북한의 비핵화문제 등이 한중외교관계의 장벽으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젠 한중외교관계의 장벽을 넘어서자. 한국과 중국, 우리가 외교관계에서 장벽을 넘어서지 못하면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없이 점점 둘 사이의 관계/관시도 순조롭지 못할 것이다.

이미 양국은 3000억 달러의 무역액 돌파, 연간 1000만 명의 인적 왕래, 연간 7만 명의 유학생 교환 등에서 말해주듯이 서로 장벽을 넘어서 왔지 않는가.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전 세계에 새로 세워진 장벽이 70여개에 달한다고 해도, 우리는 결코 장벽 속에 머물고만 있을 수가 없지 않는가. 역사에서도 웅변해주고 있는 것처럼, 장벽은 반드시 도전을 받고 열리기 때문이다. 그 어떤 장벽이 제아무리 완전히 에워 쌓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너뜨리거나 넘어서고자 하는 내외적 도전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장벽이 안전을 보장하는 폐쇄성과 교류를 촉진하는 개방성의 양면성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는 장벽을 넘어서는 외교관계/관시의 중시로 나아가고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정답은 하나다. 우공이산(愚公移山)처럼, 한중외교관계는 서로 신뢰라는 돌부터 하나둘 쌓아가자. 예나 지금이나 한중외교관계에선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많지만 서로가 만나서 대화하고 교류하고 협력한다면 반드시 그 어떤 장벽도 넘을 수 있으리요. 도종환 시에서의 담쟁이처럼,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는 것처럼 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