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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대전 다함께마을봉사단…"추석 앞두고 독거어르신께 밀키트 제작해 지원해드렸죠"

장소우 대전 다함께마을봉사단 회장 인터뷰
사단법인 '드림업'서 결성한 다문화여성 봉사단체
유성구서 독거어르신 밑반찬, 생활용품 만들어 지원
"다문화여성들이 성장해 다른 결혼이주여성 도와"

정바름 기자

정바름 기자

  • 승인 2022-09-07 08:27
  • 수정 2022-09-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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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마을봉사단 모습
대전 다함께마을봉사단은 지역에서 유일무이하게 다문화여성으로만 구성된 봉사단체다. 사단법인 '드림업'이 2017년부터 결성한 봉사단으로 유성구를 중심으로 독거노인을 위한 밑반찬 나눔 봉사와 아이들을 위한 세계놀이 키트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필리핀, 중국, 일본 등 여러 국적의 결혼이주여성들이 모여 어느덧 회원 수는 30명이다. 결혼이주여성의 지역사회 정착과 수혜대상에서 나눔의 주체로 거듭날 수 돕는 것이 이 봉사단의 취지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봉사단을 이끌어 온 장소우 회장(중국)은 "우리도 성장할 수 있고 다른 분들도 성장할 수 있다"며 자신 있게 봉사단을 소개했다. <편집자 주>

-그동안 다함께 마을 봉사단이 어떤 활동을 해 왔는지 궁금하다.

▲주로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활동을 많이 해왔다. 어르신들께 밑반찬이나 명절 음식을 지원해드리고 재봉틀이나 양말 목공예로 에코백이나 면 마스크, 냄비 받침 등을 만들어 드리기도 한다. 아동들을 위한 세계놀이 키트를 제작해 행사 때마다 키트를 배포하기도 한다. 대전시와 유성구에서 하는 자원봉사에도 참여 중이다.



-코로나가 터진 이후에 활동하기엔 어렵지 않았나.

▲코로나 때문에 잘 안될 것 같지만 우린 오히려 회원 수가 더 늘었다. 그래서 올해부턴 팀 체제로 활동하게 됐다. 아무래도 회원 모두 가정이 있다 보니 다 같은 시간에 모이긴 어렵다. 그래서 홈패션 팀과 요리팀, 세계놀이팀으로 나눠 다들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여 활동한다. 홈패션 팀은 마스크나 가방 등을 직접 만들어 행사 때 판매하고 요리팀은 독거 어르신 반찬 지원, 세계놀이팀은 사갸이, 오자기, 제기차기 등 세계놀이 키트를 만들어 배포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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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마을봉사단이 독거어르신들을 위한 반찬을 만들고 있다. (사진=다함께마을봉사단 제공)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뿌듯했던 순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았을 거 같다. 하나만 소개해준다면?

▲코로나 전엔 독거 어르신 댁에 직접 방문해 밑반찬 드렸는데 그때 너무 좋았다. 우리 봉사단의 경우 직접 한국 요리를 만들어서 어르신들께 지원하는데 처음에 한국요리에 자신이 없어 걱정했지만 어르신들이 맛있다고 해주셔서 정말 뿌듯했다. 보통 반찬 지원은 멸치나 조림 반찬 등 세 가지 정도 드리는데 같이 모여서 만들고 포장해 드린다. 다들 외국에서 와서 문화와 입맛도 다른데, 봉사를 통해 한국 음식을 배워볼 수 있고 반찬이 필요한 곳에 지원도 할 수 있으니 뿌듯함도 배가 된다.

-요즘에는 직접 밀키트를 제작해 지원한다고 했는데 반응이 어떤가.

▲보통 봉사단에서 밑반찬 봉사를 할 때 100가정에 지원해 한 팀당 집 10곳을 다닌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드실 수 있도록 반찬을 많이 만들어 드렸는데 한 번에 다 못 드시는 분들도 계셨다. 그렇다고 조금씩 드리기도 죄송해서 밀키트를 생각해냈다. 밀키트 안에 재료를 담아서 드시고 싶을 때 드실 수 있도록 하니 어르신들이 더 좋아하셨다. 최근에도 추석 앞두고 진잠동 새마을 부녀회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300가정에 소불고기 밀키트를 만들어드렸다.

-9월 3일에 오랜만에 행사를 진행했다고 들었다. 어떤 행사였는지.

▲진잠동 마을공동체와 사회복지기관과 협력해 추석맞이 나눔 캠페인을 진행했다. 각각의 부스가 마련돼 행사가 진행됐는데 우리 봉사단은 무료로 세계놀이 키트를 나눠주고 공예체험, 게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커피 드립백 체험과 음료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는데 진잠동 주민들이 크게 호응해줘서 재밌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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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 추석맞이 나눔캠페인에 다함께마을봉사단이 참여한 모습. (사진=다함께마을봉사단 제공)
-장 회장은 어떤 배경으로 봉사단을 이끌게 됐는지, 그리고 봉사단 외에도 지역사회에서 하고 있는 사회활동이 있나.

▲2013년 한국을 여행하러 왔는데 우연히 남편을 만나 2015년에 결혼했다. 남편 직장 때문에 대전에 왔는데 처음에 다문화가정지원센터 강사를 하다 현재 다함께마을봉사단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드림업을 알게 됐다. 이곳에서 중국어 강사를 시작했는데, 권유를 통해 봉사단에도 들어오게 됐다. 지금은 봉사단 활동 외에도 시민대학에서 강사일을 하고 있고, 교육청 이중언어 대회 심사위원. 통역사, 공주대학교 교육대학원도 다니고 있다. 처음엔 아기가 어려서 시간이 났을 때 공부하면 어떨까란 생각에 다녔는데, 평생교육원 강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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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우 회장 모습
-'드림업'에선 다함께마을봉사단 외에도 자격증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들었다. 설명해줄 수 있나.

▲디지털 튜터와 홈패션지도사, 커피 바리스타, 동화구연지도사, 캘리그라피 지도사, 아동공예지도사 등 결혼이주여성들의 사회활동을 위한 다양한 자격증 수업을 운영한다. 드림업은 2007년부터 시작해 지역에서 다양하게 다문화 여성들을 위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봉사단이나 자격증 프로그램도 그중 하나다. 다문화 여성들이 수업을 듣고 강사로 성장하면 다른 다문화 여성을 알려주고 도와줄 수 있게 하자는 방향이다.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에 처음 와서 낯선 점들도 많은데 같은 국적인 다문화 여성에게 배우면 훨씬 더 편하고 자격증 갖고 있으면 다양한 봉사를 할 수 있으니 좋다.

-다함께마을봉사단의 활동 방향과 목표는?

▲봉사단의 계획은 우리도 성장하고 지역의 다문화 여성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작년부터는 김장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요즘에는 김장을 하지 않는 집이 많아서 다문화 여성들이 경험해보기 어려워 올해도 하려 한다. 지난번엔 진잠동 새마을부녀회와 같이했었는데 대부분 어르신이라서 많이 배웠다. 다문화 여성만 구성된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 계속 갈 거다. 우리도 성장하고 다른 분들도 성장할 수 있도록.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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