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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여성 보기 힘든 조합장 선거…후보자 다양성 확보 필요성 제기

조합원 성비 8:2…"가부장적 농촌 문화 영향"
공직선거엔 있는 장애인 활동보조인도 '부재'

이유나 기자

이유나 기자

  • 승인 2023-02-27 17:18
  • 수정 2023-03-02 16:03

신문게재 2023-02-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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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대진표가 완성된 가운데, 조합장 선거 후보자 다양성 확보 필요성이 제기된다. 후보자 대부분이 중장년 남성으로 돼 있어 여성과 장애인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2월 27일 선관위에 따르면 22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친 대전 지역 조합장 선거 후보자는 모두 남성이고 나이는 50~70대의 중·장년층으로 구성 돼 있다.

충청권 전역으로 보면 최고령 78세, 최연소로 여성 후보는 8명에 그쳤다.



전국적으로 보면, 이번 선거에 등록한 후보자 3082명 중 여성은 36명으로 1.2%에 불과하다.

현재 1118개 지역조합 중 여성 조합장은 단 8명으로 1% 미만이다. 성평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며 여성 고위공직자 비율이 늘어나는 것과 비교해 대조적이다.

여성 후보자가 극히 드문 이유는 가부장적인 농촌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농가 인구의 절반(50.1%), 농업주 종사자의 절반(50.7%)이 여성이지만, 경영주인 여성은 10명 중 2명(20.3%)에 불과하다.

지역 농협 조합원 자격을 갖추려면 △지역 농협의 구역에 거주(거소)하거나 사업장이 있는 농업인 △지역 농협의 구역에 주된 사무소를 두고 있는 영농조합 법인 및 농업회사 법인에 해당 되거나 △시설채소·과수 2000㎡ 이상 경작하거나 노지 채소·과수 5000㎡ 이상을 경작해야 한다.

장애인 후보자에게도 조합장 선거는 문턱이 높다. 공직선거에서 장애인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을 도와주는 '활동보조인' 제도가 조합장 선거엔 없기 때문이다. 위탁 선거인 조합장 선거엔 선거 사무원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서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장애인 후보자의 실질적 불평등을 해결하고자 활동보조인 제도 신설을 국회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역 농협 관계자는 "조합원 성비는 남녀 8대 2 정도로 남성 조합원이 대다수"라며 "농사일은 아직도 남성 주도적으로 이뤄지며 조합에 가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여성 농업인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정 자금을 갖추고 출자금을 내야 하는 조합원 자격 조건과 농촌 고령화가 맞물려 조합원의 평균 연령대도 50~70대로 높다"고 덧붙였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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