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대한주정판매는 전날부터 주정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2022년 10년 만에 주정값을 평균 7.8% 인상한 데 이어 2년 연속 올린 것이다. 이는 2022년 이후 20년 만에 최대 인상 폭이다. 대한주정판매는 국내 주정회사가 생산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한다. 소주 가격 인상이 예고되는 데는 주정 가격이 상승이 전체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주정은 곡물을 원료로 만든 발효주정으로, 소주 등 주류 제조용으로 사용된다. 소주 제조사는 알코올 도수 95%의 식음용 주정에 물과 단맛을 내는 감미료 등을 섞어 희석식 소주를 만든다. 소주 원재료 값이 상승하면 소주 자체 출고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주 한 병에 주정은 15%가량 차지한다.
현재까지 주정 가격 인상에 업계는 소주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주정 가격 인상 때처럼 가격을 올릴 가능성은 높다. 2022년 대한주정판매가 주정 가격을 7.8% 올리자 소주 회사들은 한 달 내 출고가를 올렸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2022년 2월 23일부터 참이슬 후레시와 참이슬 오리지널 360ml병과 일부 페트병류 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7.9% 우선적으로 올렸다. 충청권 대표 주류기업인 맥키스컴퍼니의 '이제우린' 소주도 360ml 공장 출고가를 7.9% 동일하게 인상했으며, 롯데칠성음료도 처음처럼 병 제품은 7.7%, 640ml 페트 제품을 6.7% 상승시켰다. 청하도 5.1%, 백화수복은 1.8L 7%, 700ml 7.1%, 180ml 7.4% 각각 인상했다.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주류 회사부터 가격 상승이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전체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진 것이다.
공장 출고 가격 상승에 식당에서 판매되는 가격도 올랐다. 우선 수도권에서부터 가격 상승이 이뤄지기 시작해 대전에서도 2022년 중순부터는 식당에서 소주 한 병당 5000원에 판매하는 식당들이 늘어나기 시작해 현재는 일부의 식당을 제외하곤 가격이 정착됐다.
이번 주정 가격 인상으로 업계에서 출고가를 올리게 되면 식당에서 소주 한 병에 6000원으로 올릴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소주 가격 인상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 쉽사리 올리진 못할 수 있다"면서도 "주정 가격이 오르면 제품 생산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데, 지난해 병뚜껑 가격이 16%가량 인상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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