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미 오매불떡 만년점 사장이 자신이 쓴 책을 들고 있다. 사진=이유나기자. |
도정미(41) 오매불떡 만년점 대표가 운영하는 떡볶이 가게는 범상치 않다. 가게 문 앞엔 도 대표의 에세이 출간 소식이, 가게 한쪽 벽면엔 책이 빼곡히 꽂아있다. 이 떡볶이 가게는 3000원 떡볶이로 월 1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배달의 민족 리뷰 5.0점 만점을 달성한 곳이다. 도 대표는 '세상을 바꾸는 15분' 강연 조회 수 1만 뷰의 주인공이자 1500부 베스트셀러 작가기도 하다.
'도움이 필요할 때 여전히 나타나는 사람'인 '도 여사'는 스스로 '나눔 여신'으로 칭한다. 비교적 나이가 많은 만년동 소상공인에게 배달 어플 사용법, 온라인 광고하는 법 등 장사 노하우를 알려준다. 도 여사의 떡볶이 가게는 결식 아동을 지원하는 '선한 영향력 가게'이기도 하다. 한 사람이라도 살리자는 사명으로 SOS 전화를 받기 위해 새벽 3시 이후에 잠을 청한다.
도 대표는 "'부자와 졸부의 차이점은 성장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느냐'에서 갈린다. 손님이든 배달기사든 베풀어야 장사가 더 잘되는 법"이라며 "다른 사람을 도와줄 때 오히려 에너지가 채워진다"고 했다.
도 대표를 힘들게 했던 역경이 성공의 밑천이 됐다. 도 여사는 떡볶이 가게를 하기 전엔 텔레마케터와 은행원으로 일했다.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부자들의 통장 잔액를 보며 막연하게 사업을 꿈꾸던 와중에 남편의 실직으로 떡볶이 가게를 차리게 됐다. 학교 근처에 떡볶이집을 차린 도 대표의 가게는 문 열자마자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돈을 빨리 벌고 싶은 욕심에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대출받은 전세자금을 잃고 나쁜 마음까지 먹었다고 한다.
도 대표는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마침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며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거다'라는 어머니의 말씀대로 다시 일어서 보기로 했다. 마음을 바꾸니 우리 가게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였다"고 털어놨다.
도정미 만년동 오매불떡 사장이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에 출연했다. 사진=도정미 대표 제공. |
앞으로 소상공인들이 책을 출판하고 강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표다. 도 대표는 "한 장사를 10년 이상 한 사장님들은 모두 전문가라고 볼 수 있다"며 "소상공인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담은 책을 내고 강연을 하게 되면 가게 매출보다 더 나은 수익 파이프라인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창업자에게 공부는 필수라고 했다. 도 대표는 "퇴직하고 무턱대고 창업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가게를 열기 전 관련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하며 현장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성공하기 위해선 관련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 5명 이상을 만나거나 관련 분야 책을 30권을 읽어야 한다. 돈 공부, 사람공부, 마음 공부는 필수"라고 전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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