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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호주 캔버라 100년에서 세종시 100년을 본다

19년前 위헌판결 족쇄풀 열쇠는 행정수도 개헌
대통령실 국회 완전이전 발목에 세종효과 반감
충청 개헌정국 대비 국민공감대 확산노력 시급

강제일 기자

강제일 기자

  • 승인 2023-12-06 17:07

신문게재 2023-12-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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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SCC)에서 열린 '행정수도 개헌 지방시대 실현 포럼'에서 최민호 세종시장과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행정수도 개헌을 촉구하는 포퍼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세종시 제공
지난 2004년 10월. 충청권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충청권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한다는 노무현 정부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몰린 것이다.



당시 헌재가 내세운 논리는 참으로 해괴했다.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이 있음을 전제하고 헌법 개정을 위해선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데 신행정수도법은 이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수도 개념은 헌법기관, 특히 대통령과 국회의 소재지로 봤다.

노무현 정부는 청와대와 국회 이전이 아닌 일부 정부부처 이전을 골자로 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계획을 변경, 재추진했다.

지금의 세종시가 이렇게 태동한 것이다.

이후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정부 부처 추가이전이 이뤄졌고 윤석열 정부 들어선 국회 분원인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건립이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아직도 19년 전 위헌 판결에 발목이 잡혀 세종시엔 대통령실과 국회의 완전 이전은 불가능, 국가균형발전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은 헌법 개정에 있다.

불가역적 결정이 된 행정수도 완성 과제를 영구 불변한 시대적 과업으로 못을 박기 위한 마지막 퍼즐은 바로 개헌인 것이다.

행정수도 개헌은 두 가지 방안이 거론된다.

'대한민국 행정수도는 세종시로 한다'는 헌법 명문화와 '수도는 법률로서 정한다'라는 법률위임론이 그것이다.

한때 행정수도 개헌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후로 한때 불이 붙은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법률위임론을 택해 2018년 3월 자신이 발의한 개헌안에 포함 시켰다.

하지만, 당시 개헌 의제를 둘러싼 여야 대립과 다른 정국 현안에 묻혀 이 개헌안은 동력을 받지 못했고 폐기됐다.

개헌 정국이 언제쯤 다시 열릴지는 현재로선 정확히 예측할 순 없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선 더는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돼버린 '1987 체제' 극복을 위해 개헌 국민투표를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때때로 고개를 들지만, 정작 현실화되긴 어렵다.

선거 승리를 지상목표로 혈투를 벌이는 여야가 개헌에까지 전선을 넓히긴 서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여야 중 한쪽이 특위구성 제안 등 개헌 드라이브를 걸어도 상대의 이슈 선점에 매몰 될 것을 우려한 다른 쪽이 호응하지 않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수도조항뿐만 아니라 권력구조, 국민 기본권, 지방자치 등 수많은 개헌 의제를 어디까지 정할지 합의하는 것도 난제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변화가 무쌍하기 때문에 개헌 정국이 다시 급물살을 탈 것을 대비한 충청권의 준비는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행정수도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줄기차게 확산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지난 10월 직원 소통의 날 행사에서 "대한민국 역사의 큰 물줄기가 바뀌는 분기점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달라"며 "행정수도 개헌으로 대한민국의 새 역사 만들자"고 강조했다. <끝>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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