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전 게임의 성지 '대전e-스포츠경기장'

2021년 개장후 62건의 중·대형 게임대회 진행
배틀그라운드-이턴널리턴 정규시즌 단독 유치
풀뿌리, 아마추어 대회 유치로 지역 게임 저변 확대
최대인원 500석 규모에 대형스크린 4개로 원형게임장으로 입체관람 가능

금상진 기자

금상진 기자

  • 승인 2024-05-20 16:05
  • 수정 2024-05-24 12:25

신문게재 2024-05-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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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e스포츠 경기장은 전국에서 3번째로 개장한 e스포츠 상설 경기장으로 최대 64명의 게이머가 동시 접속 가능하며 약 5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금상진 기자

"대전을 대한민국 최고의 게임 허브 도시 도시로 만들어 갑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취임 이전부터 게임산업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후보 시절 주요 공약은 물론 취임 후 대전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에도 꾸준히 참석해 "대전을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허브 도시로 만들어 보자"고 강조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대전은 e-스포츠 대회를 꾸준히 유치하는 등 게임 산업 발전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잼도시'라는 불명예를 가진 대전에 게임은 매우 매력적인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사흘간 2만 2천 명의 관람객을 대전으로 끌어들였던 '2023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코리아(LCK)'는 대전이 게임 이벤트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전에는 50여 개의 게임 제작사와 4개 대학이 게임 인력을 양성하며 게임 산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국토의 중심이자 대덕특구라는 인프라를 가진 대전이 게임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결과물을 가져오기 위해선 어떤 노력과 정책들이 필요한지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미래 먹거리 게임산업 e-스포츠 허브 도시를 꿈꾸는 대전
2. 대전 게임의 성지 '대전e-스포츠경기장'
3. 대전 게임산업의 산실 대전글로벌게임센터
4. 게임 산업의 핵심은 전문인력, 게임 인재를 키워라
5. 게임 허브도시를 꿈꾸는 지자체! 차별화된 대전만의 전략은?

2. 대전 게임의 성지 '대전e-스포츠경기장'



"배틀로얄 성지에서 아들 우승하는 모습도 보고 이런 게임장 갖춘 대전이 부럽습니다." 자녀의 게임 대회 참관차 대전e-스포경기장을 찾은 관람객 전효진 씨 부부가 대전에 대한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 '드림아레나'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대전e-스포츠경기장은 게임 마니아들에게 '배틀로얄'의 성지로 불린다. '배틀그라운드'와 '이터널리턴'이 대표적인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으로 대전e-스포츠경기장에서 주요 대회가 개최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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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프로 시리즈 PMPS 시즌1 경기를 앞두고 관람객들이 대전e스포츠경기장 로비에 설치된 체험 공간에서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금상진 기자.
대전e-스포츠경기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의 e-스포츠 저변 확대 일환으로 2021년 9월에 구축됐다. 부산과 광주에 이어 전국 3번째로 건립된 상설경기장이다. 최대 인원 500석 규모로 관중을 수용할 수 있으며 4개의 대형 스크린과 주 경기장, 보조경기장, 연습이 가능한 선수대기실, 중계방송을 위한 부조정실을 갖추고 있다.

공식 업무를 시작한 2022년 27건의 자체 및 대관대회를 치르며 e-스포츠경기장 노하우를 쌓았다. 2023년에는 35건의 대회를 치러냈다. 참여 관중도 지난해까지 2만6132명을 기록하며 게임 산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 게임 활성화를 위한 아마추어대회와 풀뿌리 대회 개최 비율이 눈에 띈다. 지역 브랜드를 타이틀로 내건 이스포츠한밭대전을 비롯해 충청권 이스포츠 대회, 지역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이스포츠대회, 대학생 이스포츠 대회, 직장인 대회, 유성구 이스포츠대회 등 다양한 계층을 타켓으로 한 게임대회를 유치하기도 했다. 대형 기획사가 참여하는 메이저급 대회는 아니지만, 지역 게임 저변 확대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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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e스포츠경기장은 행사 성격에 따라 관중석 일부를 변형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원형 경기장의 특성을 활용한 기타 대회도 개최할 수 있다. 금상진 기자
꾸준히 노력한 결과 괄목할 만한 성과도 올렸다. 전국에 유일하게 배틀그라운드 모발일 프로시리즈(PMPS) 4개 대회를 단독유치했고 '이터널리턴'정규 시즌도 유치했다. 배틀그라운드는 2023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대중적인 게임이다. '이터널리턴' 역시 글로벌 게임 유통플랫폼 스팀에서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는 게임이다. '이터널리턴'의 경우 대전 e-스포츠경기장과 MOU를 맺어 지역 대표 e-스포츠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게임 업계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도 대전e-스포츠경기장은 명품 경기장으로 손꼽힌다. 사방에서 관람 가능한 원형경기장과 4개면 대형모니터는 앞서 건립된 e-스포츠 경기장이 갖추지 못한 구조다. 배틀로얄 장르의 경우 다수의 게이머가 동시에 경기장에 들어가야 하는데 대전 e-스포츠 경기장은 최대 64명의 게이머가 동시 입장할 수 있다.

경기장을 총괄 운영관리하는 임철수PD는 "1층 관중석의 경우 가변 석으로 설계되어 있어 게임 장르에 따라 언제든 구조를 바꿀 수 있다"며 "선수들의 표정과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이 우리 경기장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충남도가 아산시에 건립 예정인 e-스포츠 상설 경기장도 대전e-스포츠 경기장의 장점을 기본 설계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e-스포츠경기장은 게임대회 외에도 e진로체험, 크루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며 지역 e-스포츠 생태계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은학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은 "e-스포츠 및 게임산업은 최근 급격한 성장을 보이며 대한민국의 경제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전이 최신 시설을 갖춘 이스포츠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형 e스포츠 대회 및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웹툰과 영화, 음악, 메타버스 영역 등 문화콘텐츠 분야도 확대해 나가며 대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게임·문화콘텐츠의 성지로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금상진 · 최화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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