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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시점 밀리나'…한은, 기준금리 3.50% 동결

신중론 내비치는 한은 금통위…"불확실성 커"
대전세종충남 중기·상장사 부담 가중 우려

심효준 기자

심효준 기자

  • 승인 2024-05-23 16:29

신문게재 2024-05-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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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데 이어,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대전 경제계에서는 최근에서야 안정세에 돌입한 지역 기업들의 각종 금융 지표가 또다시 악화할 수도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연 3.5%인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11회 연속 동결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이창용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를 통해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환율 변동성 확대로 물가 상방 리스크가 커진 만큼 기준금리를 현 긴축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여지는 남기지 않았으나, 인하 시점을 두고선 불확실한 요소가 많음을 지적했다. 그는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금리 인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라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긴축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동안 올해 첫 번째 금리 인하 시점이 7~8월경이 될 것이란 시장의 예측을 일부 종식한 것이다.

한은 금통위는 함께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상향했다. 수출의 호조세가 지속하고 소비도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다. 다만 내년도 성장률은 기존 2.3%에서 2.1%로 하향했다.

한은이 국내외 경제 상황과 기준금리 변동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겠단 입장을 밝히면서, 대전지역 중소기업과 상장사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불안정한 증시 상황과 지속하는 고금리로 인한 비용 증가로 인해 기업 성장에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완화하기 시작한 각종 금융 지표가 다시 어려워질 수도 있단 우려도 나온다. 한은 대전세종충남본부에 따르면 올해 2월 지역의 기업대출은 3111억 원에 달했으나 3월엔 2827억 원으로 증가 폭이 줄었다. 가계대출도 스트레스 DSR 도입 및 정책대출(디딤돌·버팀목 대출)의 자체재원(주택도시기금) 집행 등의 영향으로 388억 원에서 -3969억 원으로 감소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현재로선 각종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금융 지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할수록 지역 기업들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자금 조달이 급해지는 시기가 온다면 이번에 떨어진 기업대출을 포함한 여러 지표가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고 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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