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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은 ‘세계 우유의 날’…국내 소비량, 신선우유 줄고 유제품 늘어

2001년 첫 제정 후 세계 40여 개국 다양한 행사
우리나라 낙농기술·제품위생 세계적 수준
해마다 원유 자급률 줄고 수입량 늘어

현옥란 기자

현옥란 기자

  • 승인 2024-05-23 16:09
우유
사진=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오는 6월 1일은 '세계 우유의 날'이다. '우유의 날'은 2001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우유의 우수성을 다방면으로 알리고 기념하기 위해 처음 제정했으며,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매년 40여 개국 이상이 6월 1일을 전후로 다양한 행사를 연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처음으로 행사를 주관했고,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참여하면서 '우유의 날' 행사가 이어져 오고 있다.

23일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우유는 이미 오래전부터 의사나 영양학자 등에 의해 완전식품으로 입증된 세계적으로 중요한 식품 중 하나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옛 조상들에게 우유는 귀한 음식이었다. 고려 말기에는 국가상설기관으로 '유우소(乳牛所)'를 두고 왕과 귀족 등 신분이 높은 사람들만 먹었다. 지금처럼 우유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건 1960년대 우유의 생산량이 늘고 유제품들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부터다.

1970년대 이후 50여 년의 낙농 역사를 거치면서 우리의 낙농 기술 수준은 엄청난 성장을 해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은 1등급이다. 원유 1㎖당 체세포 수 20만 개 미만, 세균 수 3만 개 미만이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낙농 선진국으로 알려진 덴마크와 같은 수준이다.



영유아 수가 감소하면서 1인당 마시는 우유 소비량은 내림세다. 반면 1인당 원유 소비량은 2015년 75.7kg에서 2023년 83.9kg으로 계속 늘고 있다. 식습관 변화에 따라 유제품 소비량이 꾸준히 느는 건 긍정적이지만, 이 부분을 상대적으로 값싼 수입 유제품이 빠르게 점유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우유와 유제품의 비중이 매년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유 자급률은 2000년 80.4%에서 매년 줄어들어 2022년에는 44.8%로 감소했다. 국내 우유 생산량 또한 2001년 233만 8875t에서 2023년 192만 9913t으로 약 41만t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수입량은 65만 2584t에서 248만 612t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국산 우유는 착유 후 적정 온도로 바로 냉각시킨 다음 외부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원유의 살균과 균질화 처리를 거쳐 2~3일 내 유통된다. 보통 유통기한이 11~14일 정도로 짧고 냉장 보관이 필수다. 반면 수입 멸균우유는 먼 거리에서 장기간 운송되는 만큼 유통기한이 1년 정도로 길며 국내에 들어오기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

실제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국내 온라인(네이버 및 각종 소셜커머스)에서 판매 중인 수입 멸균우유(1L) 5종(믈레코비타·갓밀크·밀키스마·올덴버거·오스트렐리아스)의 잔여 유통기한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제조 후 3~4개월 경과된 제품이었으며 올덴버거의 경우 제조 후 평균 5개월 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으며, 믈레코비타의 경우 최소 2개월(약 9주) 된 제품, 오스트렐리아스는 3개월 3주 제품이 시장에서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우유를 선택할지는 소비자의 몫이지만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산 원유 자급률 확보는 중요하다. 우유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면 국제 식량 위기와 기후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나타났을 때 필요한 만큼의 원하는 물량을 적정한 가격으로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산 원유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소비자의 관심이 필요하다.
현옥란 기자 seve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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