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과학
  • 지역경제

고물가·고금리에 직격탄 맞은 대전 창업기업

한 달 사이 1000곳 넘게 줄어…감소 추세 뚜렷
고물가와 고금리에 큰 영향…부담 더 커질수도

심효준 기자

심효준 기자

  • 승인 2024-07-03 17:28

신문게재 2024-07-04 5면

캡처
대전의 업종별 창업기업수.(자료=대전시 제공)
대전지역 창업기업들이 고물가와 고금리를 견뎌내지 못하고 크게 위축하고 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각종 서비스업과 자영업 등은 규모가 절반에 가까이 줄어들 정도로 타격이 큰 실정이다.

대전시가 최근 발표한 '월간대전경제 2024년 5월호'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지역 내 창업기업 수는 2184곳으로, 한 달 사이(1월 3220곳)보다 1036곳이나 감소했다. 전년동월(2988곳)과 비교하면 26.9%(754곳) 가량 감소한 수치다. 가장 감소 추세가 뚜렷하게 관찰되는 분야는 대전지역에 많이 분포한 각종 서비스업이었다. 사업서비스업은 지난해 2월 105곳에 달했으나 올해 2월엔 61곳(-41.9%)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은 130곳에서 74곳(-43.1%), 교육서비스업은 119곳에서 84곳(-29.4%), 협회·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161곳에서 141곳(-12.4%), 예술·스포츠 서비스업은 64곳에서 60곳(-6.3%)으로 감소했다.

도매 및 소매업과 자영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숙박 및 음식점업도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2월 1098곳에 달했던 도·소매업은 1년 사이 208곳이 줄어 890곳(-18.9%)이 됐고, 같은 기간 숙박 및 음식점업은 457곳에서 261곳(-42.9%)으로 감소했다.



이와 함께 농림어업 및 광업기업은 1년 동안 절반(8곳→4곳)이 사라졌고, 정보통신업도 146곳에서 79곳으로 감소율이 -45.9%에 달했다.

이처럼 대전의 창업기업이 크게 줄어든 원인으로는 고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이 장기간 지속되는 점이 첫 손에 꼽힌다.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경기와 내수경제가 위축한 것과 함께, 고금리에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영세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카드매출 감소세가 심화하는 가운데, 저축은행들마저 저신용자를 대상으로는 대출의 기준을 높이고 있어 폐업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직전인 2023년 4분기 말(0.48%)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1분기 말에는 2012년 12월(0.64%) 이후 가장 높은 수치까지 치솟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제외한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신용점수 501∼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수는 11곳으로, 지난해 1분기(17개사)보다 6곳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대출 만기 시점이 점차 돌아오고 있지만, 더딘 경기 회복에 따라 상환 능력은 높아지지 않으면서 지역 창업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고충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한 현재로서는 향후 연체율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금리와 경기에 영향을 강하게 받는 산업군을 중심으로 타격이 큰 상황"이라며 "창업 초기 기업이나 개인사업들에게는 더욱 힘든 시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