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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추억이 아닌 확신을 보자

이상문 기자

이상문 기자

  • 승인 2025-08-10 16:49

신문게재 2025-08-11 18면

이상문기자
이상문 정치행정부 차장
'보물산 프로젝트'는 '뜨거운 감자'다. '보물산 프로젝트'는 민선 8기 대전시가 대전 보문산 일대에 새로운 랜드마크로서의 전망타워 건립 및 관광자원 간 연결수단(케이블카)조성으로 대전관광을 활성화 시키고 가족단위 체류형 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다. 쉽게 말하면 보문산을 개발해 관광 사업화하자는 얘기다. 당초 보문산에 케이블카와 전망타워를 건립하는 게 한 축이고, 다른 한 축으로는 복합테마파크인 '오월드' 주변에 워터파크와 숙박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3000억원 정도 비용이 필요하며, 민간 자본을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케이블카와 전망타워 건립을 위해 진행한 민간사업자 공모가 무산되면서, 대전시는 결국 약 285억원이 소요되는 전망타워를 시 재정사업으로 건립하고, 800억원 가량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케이블카와 모노레일은 대전도시공사 자체 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워터파크와 숙박시설 유치도 무산되면서 대전도시공사가 진행하는 3000억원 규모의 오월드 사업에 포함돼 진행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민간 자본이 아닌 시민 세금으로 조성한다는 얘기다. 시는 지난해 대규모 전담 태스프포스(TF)까지 구성하며 프로젝트 추진 의지를 보였다.

반대가 만만치 않다. 재정 건전성 악화, 환경 훼손, 시민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대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보문산 난개발 반대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를 조성해 사업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민자 유치 실패는 '적자'사업임을 보여주는 것이며, 보문산은 대전 도심의 최대 규모 자연 녹지축이자 시민들의 산책로, 야생동물 이동 경로, 도시 기후 완충 기능을 수행하는 허파로 대규모 개발사업 진행 시 환경훼손이 우려된다는 것. 이들은 시민과 자연이 공존하는 다른 방식의 도시 관광을 이미 제안했고, 생태 산책로 정비, 시민 참여형 숲 조성, 문화유산 연계 생태, 공정 관광 콘텐츠 등 보전형 개발을 대안으로 민관협의체에서 제시했다며 사업을 전면재검토하거나 단계적 조정을 하자고 제안했다.



따지고 보면 '보문산 사랑' 때문이다. 보문산은 대전의 중심에 있던 산으로 어릴 적 소풍, 나들이, 데이트, 산책, 등산 등을 다니던 추억의 공간이다. 케이블카를 비롯해 놀이동산(그린랜드), 야외수영장(푸푸랜드) 등이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보문산을 추억하는 시민들이 많다. '개발'의지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이런 의지는 2006년 있었지만, 지금까지 공회전만 했다. 민선 4기 박성효 시장 시절 '보문산 뉴그린 파크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역대 시장마다 보문산 관광 개발을 구상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다. 시장에게 과거 중부권 인기 관광지였던 보문산의 위상을 되찾는 것은 큰 성과이기 때문이다.

의지만 갖고 사업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민자 유치 실패와 개발환경 조성에 어려움, 환경단체 반발 등이 사업을 힘들게 한다. 특히 '외부(민간·타지역)'에서 보기에 매력이 있을지 되돌아 봐야한다. 예전 보문산 놀이 시설이 있던 시절에는 해외여행도 어려웠고, 전국에 수많은 놀이시설도 있지 않았다. 잘 살게 된 만큼 '여유'는 더 있어졌지만, '왜' 보문산이지라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보물산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확신'이 필요하다. 민자유치에 실패해 축소 추진되는 '불신'을 주면 안된다. 산업단지가 없는 중구의 '굴뚝없는 공장'으로 원도심 활성화에 확실한 카드가 될 수 있도록 촘촘히 설계를 하고, 오월드를 대전의 대표 캐릭터인 '꿈돌이'로 간판으로 바꾸는 등의 전략, 우겨넣기식 워터파크나 숙박시설이 아닌 개발환경 여건 개선을 통한 민자유치, 전망대·케이블카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거점 지역 관광개발 전략 등 '확신'을 채워야 한다. 추억(의지)이 아닌 확신(비전)을 보고 사업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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