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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들이 12월 4일부터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촉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학비노조 제공 |
21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대전지부·공립유치원방과후과정전담사연합회에 따르면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이하 전담사) 전체 인력 235명 중 3분 1가량이 12월 4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나섰다. 학비노조 대전지부가 9월 30일부터 실시한 총파업 일환이며, 전담사 직종의 무기한 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치원정교사 2급 자격증이 필요한 전담사는 국공립유치원 운영 필수인력 중 하나다. '유아교육법'에 따르면 "방과후과정은 교육과정 이후에 이뤄지는 그밖의 교육활동과 돌봄활동"을 정의하고 있며 전담사는 이 방과후과정 전반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담사들은 대개 학기 중엔 유치원 담임 교사가 오전 시간부터 오후 1시~1시 30분까지 정규 교육과정을 마친 후부터 하원 때까지 아이들의 방과후과정을 책임진다. 방학 중엔 근무 강도가 더 높아진다. 유치원 교사들이 '교육공무원법' 41조에 따라 방학 중 연수를 받기 위해 유치원에 나오지 않는 동안에도 방과후과정은 계속 운영되기 때문이다.
방학 중 유치원 운영 시간이나 등원하는 아이들의 수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게 현직 전담사들의 설명으로, 교사를 대신해 전담사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시간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등원 시간인 오전 8시~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전담사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주 15시간 시간제 강사가 배치돼 평균 하루 3시간가량의 교육활동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간 대부분은 전담사가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다. 위탁급식업체 선정 등을 비롯한 각종 행정 업무도 전담사의 몫이다.
파업 중인 한 전담사는 "학기 중엔 방과후과정에만 집중할 수 있지만 방학 중엔 유치원에서 보내는 일과 전 과정을 계획하고 책임져야 해 더 타이트하다"고 전했다.
유치원 담임 교사가 없는 방학 기간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학부모와의 상담도 대부분 전담사가 맡는다. 병설유치원의 학교 관리자는 유치원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게 현장의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학부모의 악성민원이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도 발생하고 있지만 대전교육청의 교권보호 대상에 전담사는 포함되지 않아 무방비 상태에 놓였다.
전담사들은 휴가 사용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2024년 2월 전국학비노조가 실시한 전담사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6%는 병가와 연차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답했다. 대체인력이 없고 동료의 업무량 증가를 우려한 탓이다. 대전 전담사들 역시 병가나 연차 사용 때 직접 대체 인력을 구해야 한다.
파업 중인 대전 전담사들은 이러한 현실 개선을 수년간 수차례 대전교육청에 요구했지만 달라지는 게 없자 유치원을 잠시 나오는 결정을 했다. 전담사가 부재한 유치원은 현재 교사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전담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고성 아동학대나 악성 민원으로부터의 전담사 보호 대책과 방학 중 '독박운영' 대책 마련이다. 교육활동 역량 강화를 위해 연간 15일 근무지 외 연수 보장과 처우개선 수당 30만 원, 순회 전담사 대체인력 배치, 업무 표준화, 오후 5시 이후 돌봄인력 배치도 함께 주문했다.
파업에 나선 한 전담사는 "방학 때 너무 힘들어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여러 위험에 노출된 전담사들의 상황을 학교와 교육청이 조금이라도 알았으면 한다"며 "아이들을 생각해 그동안 책임감으로 버텼는데 더는 어렵다. 아이들에게 웃어주고 좋은 선생님이 되기엔 노동강도와 근무환경이 그렇지 않아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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