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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사진= 연합뉴스) |
행정통합이 거대 경제권 구촉으로 충청권 미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이면엔 지방선거를 앞둔 일정에 떠밀려 자칫 '선거용 통합'으로 흐를 수 있다는 걱정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대전 충남에 이서 광주·전남과 부산·경남 등 영호남까지 가세하면서 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전략 수립 보다는 '묻지마 식' 일괄 통합 추진에 대한 우려도 크다.
1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최근 정치권의 드라이브 속에 추진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여야는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과 충남의 제조 기반, 서해안 항만·물류 인프라를 묶으면 광역 산업권 규모가 커져 기업 유치와 대형 사업 확보에서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통·산단·환경 등 광역 현안을 단일 권역으로 설계하면 중복 투자와 행정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인구 정체와 재정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두 집 살림을 한 집 살림으로 정리'해 전략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도 힘을 얻는다.
하지만 통합의 명분이 커질수록 추진 방식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통합은 행정구역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권한과 예산 구조, 의사결정 체계를 다시 짜는 구조 개편이다. 그럼에도 논의가 정치권 시간표에 맞춰 속도를 내면 '결론부터 정해놓은 통합'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통합이 정치적 메시지로 소비되는 순간, 통합 논의는 정책 경쟁이 아니라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위험이 있다.
전국적으로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흐름도 경계 요인이다.
특별법 처리 시점과 선거 일정이 맞물리면서 '선 통합, 후 보완' 식 구상이 거론되고, 주민투표 대신 의회 의결 방식이 언급되는 등 절차보다 일정이 앞서는 모습도 나타난다. 충분한 검증 없이 추진될 경우 준비 부족이 갈등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충남 통합도 결국 '통합 이후'에서 승부가 갈린다. 대전 5개 자치구 권한이 어떻게 재편되는지, 충남 시·군의 대표성과 자원 배분 원칙이 어떻게 설정되는지에 따라 통합은 시너지일 수도, 갈등의 시작일 수도 있다. 청사·산하기관 배치, 광역사업 우선순위는 이해득실이 걸린 문제여서 설계가 미흡할수록 지역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관건은 통합을 '얼마나 빨리'가 아니라 '어떻게' 추진하느냐다. 통합의 실익과 손익, 권한·재정 재편 원칙, 기초단체 권한 보장 장치 등 핵심 설계를 먼저 공개하고, 지역이 납득할 절차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지역의 한 대학 교수는 "통합 논의가 선거용 시간표에 끌려가면 출범 뒤 갈등과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주민이 판단할 정보와 공론화 절차 없이 속도만 강조하면 통합의 정당성부터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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