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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의 도시행복학] 4. 도시 행복학의 철학적 당위성: 도시, 인간의 존재론적 정체성의 근원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현옥란 기자

현옥란 기자

  • 승인 2026-01-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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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현대 서양철학을 대표하는 선각자 중 하나인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유기체인 인간이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을 점유하는 것을 넘어, '거주함(dwelling)'을 통해 세상과 깊은 존재론적 관계를 맺고 자신을 발견한다고 역설했습니다(하이데거,『건축 거주 사유』) 하이데거의 거주함은 존재의 근본 특성으로서 하늘과 땅, 신적 존재와 인간 등 주변과 맥락을 하나의 의미 체계로 통합하여 깊은 연결을 맺고 머무름을 통하여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행위입니다. 도시의 삶에 비춰보면, 집이라는 개념은 단순한 건축물이나 거주를 위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근원적 토대를 상징하는 은유로 이해하여야 합니다. 도시는 더 이상 고층빌딩과 도로망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기능적 컨테이너'가 아닙니다. 도시는 인간군상들의 고유하고 다양한 내면세계가 교차하며 상호작용하는 거대한 의미지향의 장소입니다.

도시는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삶의 의미를 부여하며, 심지어 우리의 존재 방식까지 규정하는 '살아있는 실존적 장소'로도 이해됩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2022년 연구에 따르면, 도시 공간 구조가 개인의 심리적 안정감과 공동체 의식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 도시인이 겪는 소외와 고립, 대립과 갈등 양상은 결국 도시를 주체적으로 구성하는 우리 자신의 위기로 직결됩니다. 따라서 도시 행복학은 과시적인 대형 건축물이나 효율성 증대에만 몰두했던 과거의 성장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공간과 인간이 맺는 본질적인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심오한 철학적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도시에 종속되어 피상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도시 안에서 거주함을 통하여 비로소 진정한 주체인 '우리'가 되는 것이지요. 전통적 도시 패러다임은 인간을 도시를 구성하는 부속물이자 수단이고 단순한 물리적 기능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하였습니다. 이는 한국의 압축 도시화가 낳은 '효율성 뒤편의 소외'라는 압축 도시화의 모순과 이중성을 통찰하는 열쇠가 됩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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