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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증금 500만 원, 월세 30만 원 수준의 소형 아파트 임대 안내문. 박정현 부여군수가 재임 기간 동안 선택한 주거 환경을 설명하는 자료 사진.(사진 김기태 기자) |
박정현 부여군수의 지난 8년은 대규모 재정을 운용하며 굵직한 정책 성과를 쌓아온 시간이었다. 동시에 그의 생활 방식은 군정의 규모와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꾸준히 회자돼 왔다. 행정 책임자의 삶의 선택이 정책 못지않은 메시지를 던진 사례로 읽히는 이유다.
박 군수는 재임 기간 동안 보증금 500만 원, 월세 30만 원의 임대주택(약 43㎡·13평)에서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택은 부여에서 오래된 5층 규모의 아파트로, 엘리베이터가 없고 여름철에는 해충 문제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던 곳이다. 군수 재임 8년 동안 같은 조건의 임대주택에서 생활을 이어온 사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서도 찾아보기 힘든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통상 다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이라면 보다 쾌적한 관사나 주거 환경으로의 이전이 자연스럽게 논의됐을 법하지만, 박 군수는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의지만 있었다면 행정 편의와 안전을 이유로 더 나은 거주 환경을 마련할 수 있었음에도, 서민의 삶과 같은 공간에서 일상을 함께 호흡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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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현 군수 |
실제로 과거 부여군수 관사로 사용되던 나성북로 17의 단독주택은 현재 공공 목적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해당 공간은 한때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사용된 데 이어, 현재는 공동육아나눔터로 전환돼 지역 주민과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부여군 부군수 관사와 산하 공기업 관계자들의 주거 공간과 비교해 보더라도, 박 군수의 선택은 주거의 편의보다 상징적 의미가 더 크게 읽힌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활 여건의 차이를 스스로 감내하면서까지 군민의 일상과 거리감을 두지 않겠다는 태도는, 말이 아닌 생활로 드러난 행정 철학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박정현 부여군수는 지난 8년의 재임 기간 동안 군민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으며 3선 도전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더 큰 뜻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정현 부여군수가 보여준 8년간의 거주는 단순한 개인적 검소함을 넘어, 지방행정 책임자가 어떤 자세로 군민 앞에 서야 하는지를 되묻게 한다. 정책 성과와 별개로, 권한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생활의 높이를 스스로 낮춘 선택은 '목민관'이라는 오래된 개념을 오늘의 행정 현실 속으로 다시 불러온다. 행정의 신뢰는 제도와 예산, 수치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 선택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부여=김기태 기자 kkt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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