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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다시 합천을 찾기 시작했을까

스포츠가 만든 체류 구조의 변화

김정식 기자

김정식 기자

  • 승인 2026-01-21 11:02
춘계 전국고등축구대회 관계자 격려 방문
춘계 전국고등축구대회 관계자 격려 방문<제공=합천군>
경남 합천군에 낯설지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람이 다시 찾기 시작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소비 위축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지방 소도시는 생존 전략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관광이나 산업 중심의 단기 처방만으로는 지역에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기 어렵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합천군 역시 기존 지역발전 전략의 한계를 직시했다.



그리고 해법을 '사람이 다시 찾는 구조'에서 찾았다.

군이 주목한 수단은 스포츠였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반복 방문과 체류를 유도할 수 있는 구조적 전략으로 스포츠대회 유치를 선택했다.



이 선택은 즉흥적인 판단이 아니었다.

해외에서는 이미 스포츠를 통해 도시의 흐름을 되살린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와 영국 셰필드, 맨체스터는 산업 쇠퇴 이후 스포츠 인프라 구축과 대회 유치를 통해 도시 이미지를 재편했다.

특히 영국 셰필드는 철강산업 붕괴 이후 스포츠도시로 방향을 전환하며 공연과 관광, 이벤트 산업을 연계해 지역경제 회복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들 사례가 보여준 공통점은 분명했다.

스포츠는 행사가 아니라 구조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합천군의 전략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민선8기 출범 이후 군은 체육대회 유치를 지역 활력 회복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인프라 확충과 대회 유치를 병행해 왔다.

2022년 하반기 18개 대회를 시작으로 2023년 32개, 2024년 41개, 2025년 42개 대회가 이어졌다.

2026년에는 신규 전국대회 9개를 포함해 50여 개 대회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참가 인원 역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11만3366명이던 참가 연인원은 2024년 15만3493명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18만5972명에 달했다.

대회 기간 숙박과 외식 소비가 동시에 증가했다.

주말을 중심으로 지역 상권 전반에 소비가 확산되며 스포츠대회는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현실적인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체 브랜드 대회의 성장도 눈에 띈다.

2025년 합천벚꽃마라톤대회는 1만3207명이 참가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고, 올해 대회는 접수 시작 49분 만에 조기 마감됐다.

전국 최고 수준의 파크골프 인프라를 바탕으로 열린 합천군수배 전국파크골프대회 역시 전국 동호인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합천의 스포츠 경쟁력이 수치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지난해 9월 준공된 다목적체육관은 흐름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계절과 날씨에 제약받던 기존 구조를 넘어 실내 전국대회 유치가 가능해졌다.

이를 기반으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대회와 전국실업유도선수권대회, 생활체육전국체조대회가 연이어 열렸다.

2026년에는 배드민턴과 유도, 레슬링, 태권도 등 정례화 가능성이 높은 종목 중심의 전국대회가 추가로 예정돼 있다.

연중 대회 개최는 소비 구조에도 변화를 만들고 있다.

특정 시기에 집중되던 방문 수요가 일상으로 분산되며 지역경제의 흐름이 넓어지고 있다.

합천군은 인근 4개 군과의 연대를 통해 도민체육대회 공동 유치라는 성과도 이끌어냈다.

단일 지자체를 넘어 스포츠를 매개로 한 광역 협력 모델이 현실화된 사례다.

대회 유치와 외부 방문객 증가, 지역 소비 확대와 소득 증대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는 이제 합천에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을 움직이는 구조가 되고 있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스포츠대회 유치가 단순한 행사 확대가 아니라 지역이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목적체육관을 중심으로 실내와 실외 종목을 균형 있게 육성하고, 중·장기 전략을 통해 합천을 스포츠로 기억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사람이 머무는 이유는 많지 않다.

다시 오게 만드는 구조가 있을 때, 지역은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
합천=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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