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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균형발전의 방향만큼 중요한 '민심', 이제는 행정의 속도다

부산=김성욱 기자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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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2-24 13:48
김성욱 증명사진
부산=김성욱 기자
부산시가 동서 균형발전을 향한 시계추를 빠르게 돌리고 있다. 최근 총사업비 1636억 원 규모의 장낙대교 건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고무적이다.

장낙대교는 에코델타시티를 기점으로 엄궁대교와 승학터널, 북항 배후도로를 잇는 '동서 3축' 교통망의 핵심이다.



2030년 말 완공 시 낙동강 횡단 도로의 상습 정체 해소는 물론, 서부산 신성장 거점을 연결해 균형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 소외 지역이었던 기장의 '정관선' 예타 통과와 더불어 부산의 지도를 바꿀 굵직한 사업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 개항과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그리고 부산을 규제 없는 비즈니스 도시로 만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추진까지 더해져 부산의 비전은 어느 때보다 선명해졌다.



지표상으로도 긍정적인 신호는 감지된다. 최근 부산 청년들의 '일자리 질'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률 개선 폭이 8대 도시 중 1위를 차지하며 고용 시장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부산시가 지역 내부 격차를 해소하고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지표다.

하지만 장밋빛 통계 뒤에는 뼈아픈 역설이 숨어 있다. 고용 지표는 개선됐지만, 정작 부산을 지켜야 할 청년들은 이미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대거 떠난 뒤다.



'떠난 이들의 빈자리'가 만들어낸 통계적 착시는 아닌지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일자리와 인프라를 마련해도 정작 누릴 사람이 없다면 그 정책은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

모든 것이 초고속으로 연결되는 AI 시대의 최대 장점은 '지속성'과 '압도적인 속도'에 있다. 기술이 초 단위로 세상을 혁신하듯, 지역 균형발전 행정 역시 'AI급 속도'를 갖춰야 한다.

대형 프로젝트가 경직된 행정 절차에 막혀 지연되는 사이, 부산의 인구 시계는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결국 복잡한 실타래를 AI처럼 명쾌하게 풀어내고 사업에 속도를 붙여 청년들이 부산에 머물 명분을 적기에 만들어주는 것은 시 수뇌부의 정치적 역량과 실무적 결단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 진정한 속도전은 '낮은 자세의 협치'에서 완성된다. 가덕도 신공항이나 산업은행 이전 등 산적한 현안들은 시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들이다.

여야를 넘어 지역의 발전과 시민을 위해서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고개 숙여 합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물론 현실의 벽은 높다. 진정성을 담아 손을 내밀어도 정략적 이해관계에 가로막혀 당장은 뚜렷한 결실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역사는 기억하고 민심은 안다. 당장은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지라도, 시민을 향한 그 낮은 자세는 결국 부산의 미래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때와 시기는 인간의 영역이 아닐지라도, 진심을 다한 협치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기 때문이다.

밖으로 향하는 건의문이 힘을 얻으려면 내부의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하며, 그 실행력은 수장의 겸손한 리더십에서 시작된다. 균형발전의 골든타임은 결코 부산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김성욱 기자 attainuk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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