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천종합운동장이 노후화로 사실상 방치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잇따름
- 제천시는 전국·도 단위 대회 유치와 전지훈련 마케팅을 앞세워 '스포츠 도시' 이미지를 강화해 왔음
- 대표 체육시설이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외부 행사를 유치하는 전략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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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는 관중석과 중간중간 보수를 거친 잔디,38년된 제천 종합운장의 현재모습(사진=전종희 기자) |
1980년대 지역 경제 성장기와 함께 문을 연 이 운동장은 각종 체육대회와 시민 행사의 중심지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세월의 무게를 감당할 근본적 리모델링은 번번이 뒤로 밀렸다. 그 사이 관람석 곳곳에는 균열이 생겼고, 철제 구조물에는 녹이 번졌다. 배수 불량과 노후 화장실 등 기본 편의시설 문제도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시간이 멈춘 공간"이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시설 노후화가 아니다. 제천시는 전국·도 단위 대회 유치와 전지훈련 마케팅을 앞세워 '스포츠 도시' 이미지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대표 체육시설이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외부 행사를 유치하는 전략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도시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공간이자 지역 스포츠 산업의 기반 시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브랜드 전략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특히 다음 달 8일, 제천을 연고로 한 시민축구단이 K4 리그 무대에서 창단 첫 경기를 이곳에서 치를 예정이다. 새로운 도전을 알리는 상징적 출발점이지만, 관중이 체감할 현실은 낡은 관람석과 불편한 동선, 안전 우려일 가능성이 크다. 시민구단의 흥행과 지역 공동체의 참여는 경기력뿐 아니라 경기장의 환경에도 좌우된다. 출발선부터 악조건을 안고 가는 셈이다.
행정은 예산 한계와 단계적 보수 계획을 이유로 든다. 그러나 38년간 누적된 문제를 '점진적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미루기에는 상징성과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최소한 안전과 직결되는 시설 보강과 기본 편의시설 개선은 긴급 과제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시에 중장기 리모델링 또는 신축 여부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과 재정 계획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체육시설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도시의 건강 수준과 행정의 우선순위를 드러내는 공공 인프라다. 낡은 콘크리트 위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외치는 모습은 도시브랜드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제천시가 진정으로 스포츠 도시를 지향한다면, 해답은 화려한 유치 성과가 아니라 발밑의 균열을 먼저 메우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낡은 종합운동장은 지금, 도시 행정에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제천=전종희 기자 tennis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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