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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행정수도법 처리, 행정수도 개헌 왜 못하나

  • 승인 2026-04-01 17:03

신문게재 2026-04-02 19면

정치권의 '행정수도 완성' 의지에 대한 의구심에 쐐기를 박는 안타까운 두 장면이 있었다. 지역사회가 학수고대하던 행정수도특별법은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조속히 처리해야 할 법안이 심사 순서에 걸려 지연되고 있으니 더 어안이 벙벙하다. 여야 6개 정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헌 발의에 착수했지만 행정수도 의제는 제외해 신뢰성과 책임성에 금이 가게 했다. 둘 다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다.

명확히 예견됐는데도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은 잘못은 더 크다. 앞서 국회에서 단계적 개헌안이 거론되고 행정수도 명문화가 제외된 사실을 알고도 용인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국민적 합의가 충분한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천 배제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세종의 행정수도 지위를 법률로 명시한 특별법은 여야 이견이 없는 사안이다. 국회 소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려는가. 여야 지도부가 공언해 온 '조속 처리' 약속은 빈말이었는지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

균형발전을 헌법에 규정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지방분권, 균형발전의 핵심인 행정수도 규정을 빼놓는다면 더 큰 모순이다. 묵시적이든 명시적이든 사실상의 행정수도 역할은 높은 단계의 국민적 합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법률 제정과 그 상위의 개헌을 통해 법적 확신을 부여하는 것도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국민적 합의가 가능한 부분'에 이르는 과정이다. 직접 세종 행정수도를 규정하든 법률 위임 형태의 조항을 두든 꼭 처리하고 가기 바란다.

이른바 '원포인트 개헌'에 합의가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사회적 합의가 축적된 행정수도 의제를 제외한 건 명백한 잘못이다. 정부 부처 3분의 2가 세종에 집적된 자체가 이미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 아니던가. 의미와 방향성을 고려하면 지금 추진하려는 논의는 '반쪽짜리 개헌'에 관한 것이다. 행정수도 세종의 헌법적·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야 할 때다. 개헌안을 발의하기 전 국회 차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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