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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
서양철학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이성(Reason)을 감각(Sense)보다 우위에 두는 전통을 고수합니다. 플라톤(Platon)은 변화무쌍한 감각세계 너머에 영원불멸의 이데아를 설정하였고 데카르트(Descartes,Rene)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설파합니다. 이성 중심주의는 감각을 불완전하고 오류를 범하기 쉬운 인식의 보조수단으로 치부하는 경향을 강화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계 설정은 감각이 지닌 고유한 인식론적 기능과 본질적 역할을 오해함으로써 비롯되었습니다. 감각은 스스로 세계를 이해하고 반응하는 주체적 능력입니다.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 Ponty)의 현상학에 따르면 신체는 세계를 살아내는 일차적 인식 주체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감각 없이는 어떤 지식도 없다고 주장하며 감각을 실재와 접촉하여 개별자의 진리를 포착하는 독립적인 인식능력으로 보았고,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Aamasio)는 뇌손상으로 감정 및 감각신호가 차단된 환자는 논리적 추론은 가능하지만 감정을 배려하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음을 보고합니다. 세계적인 청각장애 타악기 연주자인 에블린 글레(Evelyn Glennie)의 연주는 듣는다는 것은 귀만의 일이 아니라 진동과 촉각, 시각 등 전신을 통한 작업임을 보여줍니다. 감각은 단일 채널이 아닌 복합적이고 대체 가능한 인식 체계임을 보여줍니다. 감각은 이성으로는 포착 불가능한 고유영역에 존재합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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